정하영 이화여대 국문화 교수는 이달 말 발간 예정인 ‘한국문화연구’ 제11호에서 ‘숙종 계비 인원왕후의 한글 기록’이라는 논문을 통해 “2006년 골동품사업가 이병창씨에게서 입수한 문집을 검토한 결과 필자가 인원왕후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자료는 인원왕후가 1702년 숙종의 비가 된 뒤 친부모와의 관계를 기록한 14쪽 분량의 ‘션군유사(선군유사·先君遺事·부친에 관한 회상·사진)’와 17쪽 분량의 ‘션비유사(선비유사·先女比遺事·모친에 관한 회상)’, 표지가 없이 ‘륙아뉵장’ ‘노모사’ ‘노옹자탄직금도’ 등 세 작품을 묶은 39쪽 분량의 문헌 등 총 세 권이다.
‘륙아뉵장’이 포함된 문헌의 경우 인원왕후가 자신이 즐겨 읽은 문학작품을 모은 것이며 ‘션군유사’와 ‘션비유사’는 인원왕후가 입궁 후 친정 부모와의 관계를 세밀히 기록한 책이다. 이에 따르면 인원왕후의 부친 김주신은 궁중에 들어서면 나막신의 목화 부리만 쳐다보고 길을 걸어 나인들의 얼굴을 몰랐으며 모친은 인원왕후의 하사품에도 마음이 편치 않아했다.
정 교수는 논문을 통해 “자녀로서의 효성과 아내로서의 덕성, 인생의 덧없음을 드러내는 높은 차원의 글”이라며 “제본 형태나 배접 방식, 정갈한 궁서체 등에서 후대의 필사본이 아니라 왕후가 직접 지은 것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신병주 서울대 규장각 학예연구사는 “필체와 종이질 등에서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야 진품임을 확인할 수 있겠지만 왕비들의 한글 기록이 적은 만큼 후대의 필사본이라고 하더라도 18세기 국어연구와 궁중생활을 알 수 있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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