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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244명 탄 KAL기 추락위기 겨우 모면

입력 : 2007-01-27 16:22:00 수정 : 2007-01-27 16: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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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소리후 불길…깜깜한 비행기내서 ''덜덜'' 지난 23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후 엔진에 화재가 발생해 긴급 회항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특히 대한항공 측은 항공기를 무리하게 운항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사고 후 승객들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금품까지 제공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대한항공과 탑승객 등에 따르면 23일 0시20분(현지시각) 코타키나발루공항에서 승객 234명과 승무원 10명을 태우고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8674편이 이륙 5분쯤 후 1번 엔진에 불꽃이 일면서 화재가 발생, 코타키나발루공항으로 회항해 비상착륙했다. 사고 항공기는 15년 된 A300-600 기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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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객 K씨는 “비행기가 이륙한 뒤 채 수평을 유지하기도 전에 갑자기 기체가 심하게 흔들리면서 왼쪽 엔진 쪽에 불꽃이 일었다. 뒤이어 기내에 뭔가 타는 냄새가 진동했고 다시 엔진 쪽에서 ‘펑’하는 굉음이 들려왔다”고 전했다. 당시 여객기는 비상착륙을 위해 30여분간 코타키나발루 상공을 선회하며 연료를 바다에 버렸으며, 기내에는 매캐한 냄새와 함께 전원이 차단되면서 기온이 급상승해 승객들이 공포에 떨었다. 심지어 일부 승무원들조차 불안에 떨며 울먹일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고 승객들이 전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비상착륙 당시 승객들의 안전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으며, 비행기에서 내린 승객들이 인근 호텔에서 휴식을 취한 뒤 같은날 오후 투입된 대체기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엔진이 불규칙하게 회전하는 서지(Surge) 현상은 제트엔진에서 간혹 발생하며, 야간에는 불꽃이 튀는 모습이 마치 화재가 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지난해 9월28일 김포공항에서 승객 114명을 태우고 제주로 가기 위해 활주로를 달리던 대한항공 1257편(A330-300 기종)이 엔진 화재로 이륙하지 못한 경우와 유사하다. 그때도 대한항공 측은 서지 현상에 의한 단순 고장이라고 주장했으나 건설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엔진 결함에 따라 엔진 전체가 타버린 ‘준사고’로 판명됐다. 특히 사고 여객기는 지난 18일 오후 6시40분 인천공항에서 코타키나발루공항으로 운항할 당시 승객들이 기내에 휘발유 냄새가 심하게 난다고 승무원들에게 얘기했으나
'이상이 없다’면서 계속 운항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항공사 측은 인천공항 도착 직후 승객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5만원짜리 상품권이 든 봉투를 승객들에게 나눠줬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상품권은 지연보상 차원에서 지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항공·철도사고조사위는 현지에서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와 CVR(조종실음성녹음장치)가 도착하는 대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인천공항=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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