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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 내 맘에… 딱 맞아!

입력 : 2007-01-19 23:02:00 수정 : 2007-01-19 23: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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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양복의 세계 취업과 졸업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고, 3월부터는 결혼 시즌이다. 특별한 날 빼어난 옷차림으로 시선을 끌고 싶지만, 비슷비슷한 기성 양복으로 남들보다 돋보이기는 쉽지 않다. 남성의 드레스 코드를 최초로 개념화한 미국 의상연구가 존 T 몰로이는 “섬세하게 재단된 훌륭한 맞춤 양복만큼 세련된 옷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맞춤 양복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 국내 맞춤 양복의 메카, 서울 소공동
기성 양복이 정착하기 전인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양복=맞춤복’이라고 인식되었으나, 지금 맞춤 양복 시장은 침체기다.
현재 서울 시내의 맞춤 양복점은 600곳 정도이며, 이 중 100여곳이 소공동 일대에 몰려 있다. 이들 가운데 순수 맞춤 양복점은 15곳 정도에 불과하다. 서울 소공동 피닉스 양복점 김영태(51) 실장은 “국내 맞춤 양복 시장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맞춤복은 가격이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고, 기성복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이 맞춤복이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맞춤 양복은 여러 차례 가봉을 거치기 때문에 완성품을 받기까지 최소 한 달이 걸린다.
김 실장은 ‘소공동 맞춤 양복이 비싸다’는 것은 선입관이라고 말한다. 1000만원이 넘는 초고가 양복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100만∼200만원대가 가장 잘 팔린다는 것. 국내 브랜드에서 나오는 고급 기성복의 가격도 이와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 이탈리아에서 온 맞춤 양복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나, 까날리 등 맞춤 양복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건너온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100% 맞춤 양복 방식을 택할 수 없다. 맞춤 양복이라면 재단사가 고객의 요구에 따라 몇 차례 시침질(가봉)을 거쳐야 하는데, 본사에서 옷을 만들어 오기 때문에 이 과정이 불가능하다. 까날리는 몇 가지 샘플 중에 맘에 드는 것을 골라 이탈리아 본사에 주문하는 ‘사이즈 오더’ 방식을 택한다. 양복을 받기까지 40일 정도 걸린다. 몇 해 전부터 피닉스 양복점과 제휴해 세부 수정 작업을 맡기고 있다. 현재 까날리는 뚱뚱한 체형, 보통 체형, 어깨가 벌어진 체형, 허리가 잘록하고 키가 큰 체형 등 4가지 체형을 바탕으로 샘플을 선보이고 있다. 가격은 300만원대로 40, 50대가 주고객이지만, 클래식 양복을 즐겨 입거나 결혼 예복을 찾는 젊은 고객도 점차 늘고 있다.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수미주라 라인은 흔히 반맞춤이라 불리는 엠티엠(MTM: Made-to-Measure)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탈리아어로 ‘맞춤 양복’을 의미하는 수미주라 라인은 고객의 체형과 신체 사이즈를 가늠한 뒤, 이탈리아 본사에서 제작해 들여온다. 역시 40일 정도 걸린다. 반맞춤 양복 역시 여러 차례 시침질해 체형에 꼭 맞추는 맞춤 양복과 달리 상체나 팔 길이가 맞지 않을 수 있어 수선 작업은 필수다. 2002년부터 수미주라 라인을 출시하고 있는 갤럭시 역시 반맞춤 방식을 따르고 있다. 수미주라 라인의 가격 역시 300만원 이상이다.
# 토종 중저가 맞춤 양복 브랜드
몇 해 전부터 안드레아바냐, 오델로, 루이체 등 중저가 맞춤 양복을 내세운 국내 브랜드들이 틈새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 30대를 겨냥한 이들 브랜드의 강점은 역시 낮은 가격. 반맞춤 형식이면서도 수작업을 최대한 줄이고 최고급 원단 대신 혼방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해 생산비를 낮췄다. 평균 40만원대.
안드레아바냐(www.andreavangna.com)가 강조하는 것은 디자인. 이탈리아의 고가 양복과 비슷한 디자인을 기본으로 양복선, 주머니 모양 등을 고객의 요구에 따라 만들어 준다. 주문 후 일주일 정도면 받아볼 수 있다. 오델로(www.othello.co.kr)는 다양한 원단을 강점으로 하고, 루이체(www.delouice.com)는 남성 양복은 물론 여성 정장까지 맞춰준다. 인터넷으로 접수하면 고객을 방문해 옷 치수를 잰 후 양복을 제작해 배달해 주기도 한다.
# 맞춤 양복 고르는 법
내 몸에 꼭 맞는 맞춤 양복을 입기 위해서는 품이 많이 든다. 소공동 양복점이든 해외 브랜드든 맞춤 양복 제작은 원단 선택에서 시작된다. 평상복이라면 혼방을 택해 가격을 낮춘다. 캐시미어나 실크 등 값비싼 원단을 선택할 때에는 정품인지 확인한다. 맞춤 양복에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순모 원단은 120수 정도가 가장 튼튼하고 부드러워 실용적이다.
몸에 꼭 맞는 양복을 얻기 위해서는 신체 치수를 꼼꼼히 재야 한다. 양복을 평소에 헐렁하게 입는지, 몸에 꼭 맞게 입는지 등 자신의 취향도 미리 일러둬야 한다. 치수를 잰 뒤 디자인을 선택한다. 평소 맘에 드는 스타일이 있다면 사진을 들고 가는 것도 한 방법.
하지만 고가의 맞춤 양복이라면 파격적인 스타일이나 유행을 타는 디자인은 피하고, 가장 전통적인 스타일을 택하는 게 좋다. 가봉 과정이 없다면 양복을 받자마자 몸에 맞는지 세밀히 확인해야 한다. 또 원판을 접착제로 마감하지 않은 비접착 방식을 택해야 습도에 따라 양복이 변형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사진:까날리, 에르메네질도 제냐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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