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유한한 삶을 산다. 그러면서도 인간은 영원을 꿈꾸며 그 영원을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불사약, 한 번 먹으면 영원히 죽지 않을 약을 구하기 위해 진시황은 40쌍의 선남선녀들을 동방으로 보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알렉산더도 그 영원한 샘을 찾기 위해 신의 마을 근처까지 갔었다고 한다. 인간이 신의 경지에 이를 수만 있다면 영원이라는 말도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영원이란 말은 영원할 수 없는 존재들의 단어인 것이다.
알렉산더는 신의 마을을 찾고 싶어 한 사람이다. 그래서 영원한 샘을 찾아서 그 샘을 마시고 영원자가 되고 싶어 했다. 그는 한 번은 모세의 기적을 재현하기 위해 납을 녹여서 높이 쌓아 바닷물을 막았다. 그리고는 모세의 기적처럼 바다 한가운데를 건너기 시작한다. 하지만 만약을 위해 죄수들을 앞서 보낸다. 그 죄수들이 바다 한가운데 갔을 때 그만 죄수들 위로 파도가 덮쳐서 죄수들은 그만 물귀신이 되고 말았다. 결국 그는 바다 한가운데를 지나가기를 포기하였지만 그의 모험심은 그치지 않는다. 그는 바다를 건너가기를 포기하는 대신에 우화하여 바다 건너편의 암흑의 땅을 탐험하려고 떠난다.
그리고는 어느 날, 병사들은 남겨놓고 몇몇 측근들만 데리고 사막 끝에 있는 무샤스라는 산에 도달한다. 거기서부터 알렉산더는 부하들과 떨어져서 혼자서 12일 밤낮을 걸어간 끝에 천사의 광채를 느낀다.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신들의 영역에 들어선 것이다. 거기에 천사가 나타나 알렉산더에게 말한다.
“인간아! 너는 도대체 누구냐? 왜 여기에 왔느냐? 여기엔 지금까지 인간이라고는 한번도 온 적이 없느니라.”
그러자 알렉산더는 그때까지의 과정을 천사에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천사는 그에게 빨리 인간들의 세상으로 돌아가라고 종용한다. 하지만 알렉산더는 끈질기게도 “지금까지 어떠한 인간도 가져보지 못한 것을 얻게 한다면 돌아가겠어요.”라고 간청한다. 그러자 그의 끈질긴 간청에 못이긴 천사는 영생의 샘에 대해서 말해준다.
“아라비아의 어떤 어두운 곳에 지식의 보고가 숨겨져 있으니, 거기에는 또한 생명의 물이 있느니라. 누구라도 그 물을 한 모금이라도 마시면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며, 천사처럼 날 수도 있느니라.”
그러자 알렉산더는 그 물이 어디에 있느냐고 묻지만 천사는 그에게 ‘그러한 지식의 계승자들에게 물어보라.’는 수수께끼 같은 말만 하고는 사라진다. 알렉산더는 그의 요리사 안드레아스와 함께 그 영원의 샘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여행이 길어지면서 극도의 피로에 지친 알렉산더는 안드레아스를 먼저 보내서 그 샘을 찾도록 시킨다. 안드레아스는 어둠 속에서도 잘 볼 수 있도록 하는 돌을 알렉산더로부터 받고는 그 돌에 의지하여 조심스럽게 나아간다. 하지만 그는 공교롭게도 길을 잃고 만다. 얼마를 헤맨 끝에 알렉산더에게서 받은 돌을 땅에 내려놓는다. 그러자 이게 웬일인가. 갑자기 주변이 밝아지면서 샘 하나가 나타난다. 그는 마침 말린 물고기 한 마리가 있었는데, 그는 그 고기를 잘 씻어서 그 물에 대었는데, 그 마른 고기가 그 물에 닿자마자 살아나 헤엄을 치는 것이다. 그러자 그는 옷을 벗고 물고기를 잡으러 들어간다. 그러다 문득 그는 그 물이 바로 생명의 샘임을 깨닫고는 그 물을 마시고 목욕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는 그는 그 물을 마신 후 은으로 된 잔에 물을 담아 몰래 간직한다.
하지만 그렇게 영원한 삶을 얻고 돌아온 그는 알렉산더에게는 비밀로 한다. 결국 알렉산더는 직접 그 샘을 찾아 나선다. 그러다가 그는 안드레아스가 버려둔 돌이 환하게 빛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제대로 길을 찾았음을 알게 된 그는 앞으로 더욱 열심히 전진한다. 그러다가 어떤 천사로부터 “너는 세상을 정복하려는 야망만 많은 놈인데 어떻게 생명의 물을 마사려 하느냐! 영생을 얻기는커녕 곧 죽을 것이니라.” 라는 말을 듣고는 두려움에 사로잡혀서 생명의 샘을 찾는 일을 포기하고는 부하들에게도 돌아온다.
결국 포기하고 돌아온 알렉산더에게 그의 요리사 안드레아스는 마른 물고기가 살아난 샘물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하지만 자신이 그 샘물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은 비밀로 한다. 안드레아스가 이제껏 숨겨왔던 일에 대해 화가 난 알렉산더는 그를 몹시 때려서 내 쫒아 버린다. 그 때 마침 안드레아스는 공교롭게도 알렉산더의 딸과 사랑에 빠져있던 터라 그녀에게 그 사실을 털어 놓는다. 그리고는 그녀에게 진한 사랑의 고백을 하고는 고이 간직했던 그녀에게 그 물을 마시게 한다.
처음엔 그녀는 극구 그 물을 마시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안드레아스는 어떻게든 그녀에게 이 물을 마시게 해야만 했다. 그래야만 그녀와 영원히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만일 알렉산더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녀는 살아남지 못하거나, 여지없이 쫓겨날 수밖에 없으리라는 게 자명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녀 또한 안드레아스를 사랑하는 마음이 우선했으므로 다른 생각은 일체하지 않았다. 사랑 앞에서는 그 무엇도 두려울 것이 없었다. 결국 알렉산더의 딸도 그가 간직했던 물을 마시고 말았던 것이다.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된 알렉산더는 크게 노하여 자신의 딸까지도 내어 쫒으며 이렇게 말한다.
“너는 이제 영원히 살게 되었으니 신적인 존재이니라. 그러니 너는 인간들 사이에는 살 수 없는 몸이 되었으니, 축복받은 자들의 땅에 가서 살도록 하라.”
그리고는 알렉산더는 요리사 안드레아스를 죽인다음, 그의 목에 큰 돌을 매달아서 깊은 바다에 던져 버렸다. 하지만 생명의 샘을 마신 안드레아스인지라 그는 죽지 않고 다시 살아나서 안드렌틱이라는 바다 괴물이 되어 아직까지 살고 있다고 한다. 그가 사랑했던 알렉산더의 딸의 이후의 이야기는 전해지는 바가 없다. 어쨌든 사람이 사랑에 빠지고 나면, 그 열정이 활활 타오르는 순간에는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고, 그 어떤 것에 대한 두려움도 없는 법이다. 죽을 만큼 사랑한다면 한번쯤 죽을 만큼 어려운 순간도 부딪쳐 볼일이다. 그렇게 해서 영원한 사랑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사랑은 한 번 해볼만한 일이다.
이 이야기는 <틸문, 그리고 천국에 이르는 계단>중에서 알렉산더가 생명의 샘을 찾아가는 과정을 재구성해 본 것이다. 신들의 우주기지라고 불리 우는 <틸문, 그리고 천국에 이르는 계단>은 책으로 자세히 볼 수 있다.
<틸문, 그리고 하늘에 이르는 계단>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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