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기준 완화하자…소형 아파트값 초강세

새해부터 15년 넘으면 최대 30%까지 확장가능
최근 일주일새 수천만원 껑충…일부 투기조짐

내년부터 아파트 전용면적을 늘리는 리모델링 가능 연한이 준공 후 20년에서 15년으로 앞당겨짐에 따라 수도권 지역 소형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분당 등 일부 지역 소형 아파트는 최근 1주일 새 가격이 수천만원씩 오르는 등 투기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11·15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안정세를 보이는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1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서울 강남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의 소형 아파트는 9월까지만 해도 가격 상승률이 미미했으나 10월 말부터 무섭게 치솟고 있다.
강남구의 20평대 소형 아파트는 지난 9월29일 가격 상승률이 8월 말 대비 0.64%에 그쳤으나 10월 말에는 무려 6.68%나 급등했다. 이 같은 추세는 정부의 ‘11·15 대책’ 발표 이후에도 꺾이지 않아 ▲11월17일 5.14%(10월 말 대비) ▲11월24일 1.20%(17일 대비) ▲11월30일(24일 대비) 0.99% 상승하는 등 최근 두 달 새 14.01%나 올랐다. 기타 주요 지역의 20평대 아파트 가격 상승률도 마찬가지여서 같은 기간 ▲송파구 13.35% ▲평촌 20.08% ▲분당 11.04% ▲용인 15.51%가 각각 상승했다.
소형 아파트 가격이 이처럼 급상승한 것은 리모델링 기대감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10월 말 증축을 수반한 리모델링 가능 연한을 현행 20년에서 15년으로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택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내년 1월부터 개정안이 시행되면 지어진 지 15년이 지난 아파트는 리모델링을 통해 최대 30%까지 전용면적을 늘릴 수 있다.
서울지역 개별 소형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강남구 개포동 대청아파트 22평형이 가장 높았다. 1992년 5월 입주한 이 아파트는 9월29일 3억6500만원에서 ▲10월27일 4억1500만원 ▲11월17일 5억500만원 ▲11월30일 5억1000만원으로 두 달 새 1억4500만원(변동률 39.73%)이나 급등했다. 강남구 수서동 까치진흥(입주 93년 8월) 21평형은 3억3000만원에서 4억1500만원(〃 25.76%)으로 상승했고, 송파구 송파동(93년 1월 입주) 성지아파트 28평형도 3억2000만원에서 4억1500만원(〃 29.69%)으로 뛰었다.
신도시 중에는 평촌 20평형 아파트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92년 1월 입주한 평안동 초원부영 24평형은 9월 말 1억9150만원에서 ▲10월27일 2억7000만원 ▲11월30일 2억9000만원(〃 51.44%)으로, 달안동 샛별한양1차 6단지 21평형(92년 7월 입주)은 1억4750만원에서 2억1500만원(〃 45.76%)으로 폭등했다.
분당구 수내동 양지금호 26평형(93년 2월 입주)은 3억1000만원에서 3억8500만원(〃 24.19%), 용인시 신갈동 드림랜드 28평형(92년 8월 입주)도 1억3250만원에서 1억6250만원(22.64%)으로 올랐다.
분당구 서현동 시범우성아파트 29평형은 11월17일 5억2500만원에 거래됐지만 13일 만인 같은달 30일 7000만원이 뛰어 5억9500만원(〃 13.33%)에 호가가 형성됐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추석 이후 30평형대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고 리모델링 기대감이 높은 20평형대 아파트로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분당 정자동 등 일부 지역은 20평형대 아파트 가격이 단기 급등으로 6억∼7억원을 호가하고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