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애는 데뷔작 ‘가족’과 ‘나의 결혼 원정기’ 그리고 이번 ‘그 해 여름’까지 단 세 편의 필모그래피를 가진, 아직은 신인이란 말이 더 어울리지만 왠지 이미 여러 편에 출연한 중견 배우 느낌이다. 특히 ‘그 해 여름’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 같은 수애의 첫 번째 멜로 영화 도전작.
그녀는 멜로 영화를 여러 편 출연한 배우 같은 느낌이라는 말에 “밝은 모습도 자주 보여드렸었는데, 대부분 엔딩 장면에서 제가 눈물을 흘리니까 그런 인상이 깊게 박혀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하면서 “사실 훨씬 더 씩씩하다”며 웃었다.
하지만 수애는 이번 영화의 포스터 촬영을 진행하면서 질리도록 눈물을 흘려야 했다. 지난 9월 상대배우인 이병헌과 함께 참여한 포스터 촬영 현장에서 그녀는 무려 12시간이 넘도록 다양한 포즈와 감정을 표현해 냈다.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제작사의 관계자에 따르면 수애가 몇 시간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다 보니 나중에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쉬는 시간에도 계속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과연 눈물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러나 수애는 “특별한 비결은 없다. 슬픈 생각을 하거나 우울해지려고 하지는 않는다”면서 “왜 울어야 하는지 그 상황이 충분히 설명되면 몰입할 수 있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눈물이 나온다”고 말했다. 대신 “억지로 눈물을 유도하는 연기, 즉 이유없이 울어야 하는 연기에서는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시 강조하지만 ‘그 해 여름’은 그녀의 첫 번째 멜로 도전작. 이 영화에서 수애는 어느 여름날 농촌봉사활동을 하러온 대학생 윤석영(이병헌)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되는 시골 도서관 사서 정인 역할을 맡았다. 수애는 “멜로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그 해 여름’이 딱 맞는 시나리오였다”며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출연을 결심하기까지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는 그다.
“주인공 정인의 성격과 내 성격이 비슷한 점이 많아서 이것이 저에게 도움이 될까, 아니면 해가 될까 고민도 많았어요.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았는데, 감독님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이 영화를 해야겠다는 확신을 받았어요.”
수애는 말수가 적은 조감독의 눈빛을 보고는 자신이 가진 것보다 더 많을 것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상대역이 이병헌이란 사실은 그녀에겐 큰 매력 포인트였다고. 수애는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에서 선배 이병헌을 보며 꼭 한번 같이 연기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단다. 이병헌의 어디가 가장 매력적이었느냐는 질문에는 “눈빛”이라며 쑥스러워 했다.
“저는 상대 배우 복이 많은 것 같아요. 첫 번째 주현 선생님도 그렇고, 정재영 선배, 최수종 선배 그리고 이병헌 선배까지. 남들은 작품 끝나고 상대 배우랑 사이가 더 멀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그러는데 전 아니거든요. (웃음)”
수애는 당분간 ‘그 해 여름’ 홍보에만 매진할 생각이다. 일본에 400만 달러에 수출된 ‘그 해 여름’이 이달 말 국내 개봉 이후 곧바로 내년 1월 일본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개봉 즈음 일본 홍보 활동에도 나설 예정이라는 수애는 “솔직히 촬영장을 찾은 병헌 오빠의 일본 팬들을 보면서 부럽기도 했지만, 아직은 한류스타에 대한 욕심은 없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서 한국에서 먼저 인정받는 연기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글 홍동희, 사진 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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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확대경]●''소심쟁이''였던 수애
이번 예천 촬영에서는 동료들과 많이 친해져 밝은 모습 ''입담'' 뽐내
“어렸을 땐 선생님이 질문하면 부끄러워서 대답도 제대로 못했어요.”
수애가 ‘소심쟁이’였던 어린 시절을 공개했다. 수애는 “어린 시절 말도 없고 조용한 내성적인 아이였다”며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질문을 하면 답을 알아도 부끄러워서 손을 들지 못했다”면서 “한번은 선생님이 저에게 질문을 했는데 답을 알고도 대답을 못해서 일어나서 손들고 벌을 선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또 새옷을 선물 받으면 남들이 새옷이라고 말들을 하는 게 싫어서 새옷을 입고 집 밖으로 나가지도 않았다고.
“혈액형이 AB형인 것 같아서”라고 말하는 수애는 “그랬던 내가 배우가 됐다는 게 신기하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성인이 된 지금도 여전히 부끄러움이 많은 수애는 “낯을 많이 가리고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까닭에 그동안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나 동료 배우들과 친하게 지내지 못했다”며 “이번 ‘그 해 여름’ 현장에선 마음먹고 친해지려 노력을 많이했다. 지난 여름 동안 예천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마음이 많이 열린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그녀는 “4개여 월을 ‘산 좋고 물 좋은’ 예천에서 합숙하다시피 살면서 머리도 맑아지고 몸도 건강해졌다”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그래서일까, 연예계에서도 말이 없기로 소문난 수애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도 밝은 모습으로 일관하며 그녀만의 ‘입담’을 자랑했다.
홍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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