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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리뷰]핵무기 기술의 진화 중성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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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11-21 16:12:00 수정 : 2006-11-21 16: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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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자는 양성자와 함께 원자핵의 구성 물질이면서 전기를 띠지 않은 입자이다. 중성자폭탄이란 특수 핵반응을 통하여 순간적으로 다량의 중성자를 목표 지역에 뿌리는, 핵무기 기술의 진수라 할 수 있는 전술용 핵무기다. 기존의 원자폭탄이나 수소폭탄이 가진 광범위한 영역에 걸친 폭풍(50%), 열(35%), 그리고 방사능(15%) 효과 중에서 오로지 폭발과 동시에 방출되는 중성자의 방사능 효과만을 극대화한 국지 전용(지름 수 km이내) 핵무기여서 폭풍효과와 방사능 낙진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폭발과 함께 방출되는 다량의 강력한 중성자는 대부분의 방사선 차폐시설을 무력화할 수 있어 장갑차나 탱크 혹은 군함 등의 공격에 대응하여 사용할 경우 장비의 손상 없이 탑승한 군인들만을 살상할 수 있는 무기로 알려져 있다.
이 중성자탄은 2차 대전 직후 추진된 수소탄 개발의 부산물로서 1958년 미국 로렌스국립연구소 코언 박사가 발명한 후 62년 네바다 핵실험장에서 실험이 허용되었다. 그 후 78년 핵무기 확산을 우려한 지미 카터 대통령에 의해 생산이 중지되었다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81년 생산이 재개되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 전 부시 대통령 시기에 미소 군축협정에 의해 상당량의 핵무기가 해체되면서 미국이 보유한 중성자탄도 모두 폐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성자탄은 수소탄의 원리를 그대로 적용한다. 수소탄은 소형 원자탄을 기폭제로 폭발시켜 삼중수소에 의한 핵융합반응이 대폭발에 이를 수 있도록 짧은 시간 동안 폭심의 확장을 억제하는 특수 강력 용기가 필요하다. 중성자탄은 크롬이나 니켈로 된 용기를 특수 설계하여 핵융합반응과 함께 발생하는 중성자가 대폭발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용기를 빠져나가도록 설계된 것이다. 기술적으로 수소탄의 제작이 가능하면 중성자탄을 만들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구축되는 셈이다.
여기서 잠시 수소탄의 원료물질인 삼중수소에 대해서 살펴보자. 삼중수소는 수소의 동위원소 중 원자핵의 내부에 중성자가 2개 더 들어 있어 보통 수소의 3배의 무게 있는 방사성물질로, 반감기가 12.3년이며 자연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가만히 두어도 1년에 약 5%씩 저절로 붕괴하여 헬륨으로 변환된다. 따라서 거의 영구적인 수명을 가지는 원자탄과 달리 수소탄은 제작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삼중수소가 함량 미달 상태가 되어 폭탄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주기적으로 수소 핵탄두의 연료 물질인 삼중수소를 새것으로 교체해야 한다. 삼중수소는 인공적으로만 생산이 가능한데, 한국이 보유한 캐나다형 원자로(월성원전)의 냉각수에서도 소량이기는 하나 지속적으로 생성된다. 핵무기확산 방지협정에 따라 월성원전에서 회수된 삼중수소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 하에 자연 소멸될 때까지 저장관리 하도록 되어 있다.
핵물질의 제작 혹은 연구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중성자이다. 우라늄에 중성자를 쪼이면 플루토늄이 만들어지고, 수소탄을 위한 삼중수소도 리튬에 중성자를 쪼여 만든다. 핵확산 방지를 위한 IAEA의 관리·감독 노력은 비단 원자로와 같은 핵시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중성자가 만들어지는 모든 연구시설을 포함하도록 되어 있어 포스텍의 방사광가속기, 원자력연구소의 양성자가속기, 원자력병원의 사이클로트론가속기 등의 연구시설도 주기적인 점검 대상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한국은 털끝만큼의 의혹도 없이 핵에 관한 모든 것이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 핵실험 관측의 분석 결과가 예상한 폭발력에 미치지 못하여 다양한 추측이 나오던 중 중성자탄 가능성이 언급된 바도 있었다. 일견 가능한 시나리오로도 생각할 수 있으나, 중성자탄이 수소탄 제작기술에 기반을 둔 점을 감안한다면 무리가 있어 보인다.
조무현 포항공대 교수·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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