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훈은 이날 “관객이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이해가 안가는 듯 하기도 하고,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면서 “영화 장르가 ‘일종의’ 로맨틱 코미디인만큼 꽤 폭넓은 메시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나도 아직 내가 확실하게 뭘 표현한 건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정지훈은 이 영화에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안티 소셜(Anti Social) 환자 일순 역을 맡아 남의 물건도, 능력도 특성도 모두 훔치는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상대 역할인 영군(임수정)은 본인이 싸이보그라고 믿는 인물. 두 사람이 신세계 정신병원에서 만나 사랑을 키워나가는 것이 영화의 기본 스토리다.
정지훈이 이 역할을 고집한 것은 박찬욱 감독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정지훈은 “사실 영화는 조연부터 시작하고 싶었지만 이 영화가 내 연기의 첫단추로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박찬욱 감독에게서 연기의 담백함을 배우는 것이 좋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당시 상당부분 계약이 성사됐던 블럭버스터의 출연을 고사하기도 했다. “올해 2편의 히트작 중 하나”라고 그 영화를 소개한 그는 “멋있는 건 무대에서 많이 하는데 스크린에서까지 멋있으면 재수없지 않겠느냐. 영화에서는 보다 인간적으로 다가서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정지훈은 또 “나는 10대팬은 많이 없는 반면, 편지를 보내오는 할머니 팬들이 많다”고 밝히며 “그분들이 이 영화를 보고 나를 많이 귀여워해주실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혜린 기자 rinn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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