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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체험 관광이되레 생태파괴 한몫

입력 : 2006-11-07 12:18:00 수정 : 2006-11-07 12: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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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상태의 자연 환경을 체험하는 생태 관광이 환경 파괴로 이어질 수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전인미답의 지역에 사람들이 들어가기 시작함으로써 생태계에 변화가 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헬리콥터 등을 이용한 생태 관광은 소음과 공해를 유발할 수 있다.
에베레스트산은 등반객이 늘어나면 지역 주민들의 삶과 주변 환경에 변화가 오지 않을 수 없다. 에베레스트산 인근의 쿰부 계곡은 2003년까지 2만5000여명의 등반객들이 방문했고, 그 결과 숲이 심각하게 훼손됐다. 등반객들이 야영하면서, 그리고 지역 주민들은 관광객 유치를 위한 간이 찻집 등을 지음으로써 자연을 훼손했다.
북극 곰을 직접 보기 위해 사파리 등을 할 경우 곰의 생태도 달라질 수 있다. 빙하가 사라져 가는 모습을 보려는 관광객이 늘어날수록 빙하가 녹아내리는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
브라질의 프라이어 도 포르테 지역에 있는 ‘생태 휴양지’는 대표적인 환경 파괴 사례로 지목된다. 개발업자들이 이 지역에 객실 수가 247개에 달하는 대형 호텔을 건설하면서 수천 에이커에 달하는 원시 밀림지역의 자연을 훼손했다.
아프리카 밀림지역 관광 역시 통제 불능 상태에 있다. 사파리 관광 등으로 치타의 생존 비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유네스코(UNESCO)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필리핀의 바나우에 지역에서는 관광 기념품 제작을 위해 마구 벌목하는 바람에 인근 지역의 수량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에콰도르 정부 당국은 갈라파고스 섬의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관광객들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이 섬에는 음식물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섬을 둘러볼 때는 반드시 관광 안내원이 동반해 환경 파괴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감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원주민들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돈을 벌기 위해 이 섬에 몰려들어 태고의 신비를 위협하고 있다는 경보음이 나오고 있다.
캐나다의 뉴펀들랜드 인근 지역은 황금 어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장보다는 생태 관광지로 변모해 가고 있다.
생태 관광지로 유명한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벨리즈, 에콰도르 등에는 관광사업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한 200여개의 훈련소가 운영되고 있다. 관광 관련 종사자들이 생태 관광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쓰레기 관리, 물과 전기 등 에너지 절약, 관광지 인근 원주민 관리 등에 관한 교육을 받고 있다.
호주는 광대한 밀림지역인 태즈메이니아에서 벌목을 금지하는 대신 생태 관광을 허용하고 있다. 칠레 남부의 생태 보고인 파타고니아 지역에서도 환경보호 단체들이 정부의 수력 발전소 건설을 막기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푸에르토리코의 미개발 해안 지역에서는 휴양시설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민간단체들이 대대적인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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