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귀를 성형하나=귀 성형을 가장 많이 하고, 필요로 하는 사람은 소이증 환자들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귀성형 연구센터 박철 교수가 수술한 2200여명의 환자 중 약 80%가 소이증 환자였다.
소이증은 일반적으로 7000∼8000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데, 태아가 자라면서 귀의 생성점 부위에 원인 모를 이상이 생겨 귀가 형성되지 않는 질환을 말한다. 드물게 유전이나 임신초기 약물복용, 질병 등에 의해 이상이 생기기도 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귓구멍 없이 귓불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정상인의 절반 정도 청력을 갖고 있다. 또 환자마다 차이는 있지만 3분의 1 정도에서 소이증 쪽 얼굴이 덜 발달되기도 한다.
일반적이지 않은 귀 모양 때문에 성형을 하는 경우도 있다. 옆 머리에서 귀 둘레(이륜)까지의 돌출거리가 2.5㎝ 이상을 나타내는 ‘돌출 귀’는 예전에는 “복스럽다”고 여겨졌지만, 최근 젊은이들은 교정을 원한다.
이외에도 귀 둘레의 윗부분이 피부 밑에 파묻혀 있어 외견상 흉할 뿐 아니라 안경을 걸치기 힘든 ‘매몰 귀’, 정상귀보다 왜소해 보이고 귀 둘레의 틈이 없는 ‘쪼글 귀’, 이륜의 윗부분이 아래로 처져 마치 커튼이 드리워진 듯한 ‘처진 귀’, 흔하지 않지만 귀 모양이 물음표 형태를 띤 ‘물음표 귀’, 귀 앞부분이 작은 혹처럼 커지는 ‘이주 기형’ 등도 귀 성형수술의 대상이다.
◆시술법과 주의사항=귀 성형을 할 때는 우선 갈비뼈 중앙 부위에 있는 연골을 잘라낸 뒤, 조각칼로 깎고 철사로 붙이는 등의 방법으로 귀 뼈대를 만든다. 여기에 귀 뒤 피부와 근육막 등을 늘여뜨려 귀 틀을 덮어씌우는 과정을 거친다. 수술은 6개월마다 한번씩 총 2∼3번에 걸쳐 이루어진다. 수술 후에도 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비인후과 수술이 필요하다.
귀 성형 수술에는 많은 양의 늑연골이 필요하므로 가슴이 어느 정도 성장한 11세 이후에 수술을 해야 한다. 너무 어린아이의 가슴 연골은 약해서 귀 연골모양으로 만들면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 또 많은 양의 가슴연골을 떼어내면 정작 귀는 정상이어도 가슴모양이 변형될 수 있다.
귀 성형수술을 받는 환자들은 몇가지 주의 사항을 지켜야 한다. 우선 성인의 경우 두달 전부터 금연을 해 혈액순환 저해를 막아야 한다. 또 전신 마취 수술을 하기 때문에 감기 등 잔병치레에 주의한다.
귀 성형에는 사타구니 피부를 이식하는데, 피부염이나 상처가 있는 환자는 전문의와 미리 상담을 하도록 한다. 수술 1주일 전에는 아스피린 계통의 약물, 소염진통제 복용을 삼간다. 수술을 할 때 과다 출혈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귀성형 연구센터 박철 교수는 “환자의 나이, 늑연골의 상태, 체질 등에 따라 수술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새로 만든 귀는 늑연골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다소 둔하고 두껍고 탄력이 없을 수 있지만 대체로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일상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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