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발간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김태영의 역사소설 ‘다물’이 중국의 동북공정을 계기로 개정판을 통해 새롭게 선보였다. ‘되물리다’라는 의미의 ‘다물’ 정신은 단군조선의 영광을 되찾고 그 통치 영역을 되물려 받겠다는 고구려의 건국이념. 소설은 이러한 다물정신을 배경으로, 2015년 옛 단군조선의 영토를 수복하고 세계강대국으로 우뚝 선 통일한국의 미래를 그려내고 있다.
작품은 박은식 신채호 등 민족사학자들이 주창한 진취적인 대륙민족사관을 근거로 한다. 단군조선 2096년뿐 아니라 그 위인 한웅천왕의 신시시대 1565년과 그 윗대인 한인천제 한국시대 3301년 등 바이칼호 너머까지 지배했던 우리 민족의 상고사와 일제가 왜곡한 역사의 여러 부분을 역사적 자료로 치밀하게 반증해내고 있다.
불치병에 걸려 30년간 냉동되어 있던 민족사학자 최만주가 2015년 눈을 뜨면서 작품은 시작된다. 조국은 이미 20년 전에 통일이 돼 있었고, 통일 한국의 세력은 중국 하북 지방과 만주·몽골·시베리아·연해주에 이르는 옛 고조선 땅은 물론 바이칼 호에 이르는 동부 시베리아까지 영토를 확장, 세계 초강대국의 지위에 올라 있었다. 오랜 세월 식민사학자들과 싸우며 민족정신 부흥을 위해 노력했던 최만주는 그간 벌어졌던 여러 일을 듣고, 정부에서 선물한 비행차를 타고 되찾은 조국 강토를 직접 돌아보며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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