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귀 후벼 만성염증땐 귓구멍 좁아져 안들릴수도 성냥개비 등을 이용해 습관적으로 귀지를 파내는 사람들이 있다. 귀지가 많으면 소리가 잘 안 들린다거나 귀 건강에 안 좋다고는 생각에서지만, 대부분의 귀지는 제거할 필요가 없다.
귀지는 손톱이 자라는 속도와 비슷하게 하루 0.05mm씩 바깥 쪽으로 배출된다. 귀지를 파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뜻. 게다가 귀지는 지방 성분이 많아 물기가 귓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막는 역할도 한다. 그래서 적당한 귀지는 오히려 건강에 이롭다.
만약 면봉이나 성냥개비로 자주 귀를 후비면 방어 역할을 하는 귀지가 지나치게 제거될 뿐만 아니라 외이도 피부의 지방층이 파괴돼 세균이 쉽게 침범할 수 있다. 너무 자주, 습관적으로 귀를 파면 만성 외이도염이 생길 수도 있으며, 이런 경우 만성염증으로 귓구멍이 좁아져 청력장애가 올 수도 있다.
귀지가 많아서 소리가 안 들린다고 말하는 사람도 종종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귀지가 청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흔한 경우가 아니다. 귀지 양은 사람마다 크게 다른데, 귀지 양이 많아서 외이도를 완전히 막아버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은 귀지가 많아도 소리를 듣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으므로 습관적으로 귀지를 제거하는 것은 좋은 습관이 아니다.
조 승 현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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