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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여인'' 고현정이 부르는 ''도마뱀송''의 유래는

입력 : 2006-09-03 14:11:00 수정 : 2006-09-03 14: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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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 도마뱀, 무슨 일이든 척척 해낸다!”
최근 개봉한 영화 ‘해변의 여인’을 본 사람들은 극중 싱어송라이터 ‘문숙’으로 나오는 고현정이 부르는 노래에 주목했을 법 하다. 영화감독 ‘중래‘(김승우 분)를 사랑하는 문숙은 중래가 ‘선희’(송선미 분)란 여자와 하룻밤 로맨스를 즐긴 사실을 안 직후 한밤중에 혼자 숲속을 거닐며 이 노래를 부른다. 가사에 변화라곤 없이 계속 ‘도마뱀 ∼ 척척 해낸다’만 반복되는 이 괴상한 노래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흔히 ‘도마뱀송’ ‘도마뱀가’ 등으로 불리는 이 노래는 1980년대 중반 KBS 1TV에서 방영된 만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삽입된 곡이다. 영국 작가 루이스 캐럴이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만화는, 그 시절 안방극장을 점령한 대부분의 만화가 그랬듯 일본에서 제작됐다. 만화 도입부에 흘러나오는 주제곡은 “빨주노초 파남보, 일곱문이 열린다. 지도에도 없는 나라, 환상의 나라. 어서 가자 앨리스, 어서 가자∼”인데 80년대에 유년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가락이 대충 귀에 익을 것이다.
그럼 “도마뱀, 도마뱀, 무슨 일이든 척척 해낸다”는 해괴한 가사의 ‘도마뱀송’은 언제 나오는 노래일까. 네티즌들의 기억을 종합해보면 만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에서 무슨 곤란한 일이 생길 때마다 등장인물들은 항상 꼬마 도마뱀 빌(Little Bill)부터 찾는다. 빌이 앨리스가 사는 ‘이상한 나라’의 해결사인 탓이다. 이때 등장인물들이 빌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부르는 노래가 바로 이 곡이다. 한 네티즌은 “해결사 빌을 만나기 위해 긴 담벼락 위를 줄지어 걸어가며 ‘도마뱀송’을 부르던 것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노래를 기억하는 이들 사이에서 ‘도마뱀’은 다재다능한 사람, 곧 현자(賢者)를 일컫는 말로 종종 쓰인다. 한 네티즌은 “신병훈련소에서 수완이 좋은 동기생을 만나 훈련 기간 동안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나중에 헤어질 때 ‘무슨 일이든 척척 해내는 너는 도마뱀 같은 친구야’라고 말해주니까 씩 웃더라”며 “요즘도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면 ‘도마뱀, 도마뱀, 무슨 일이든 척척 해낸다’를 주술처럼 읊곤 한다”고 털어놨다.
세계일보 인터넷뉴스부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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