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AP통신에 따르면 링컨 홀(50·사진)이라는 이 남성은 이날 에베레스트 최고봉(해발 8848m) 인근에서 구조돼 무사히 베이스캠프로 옮겨진 뒤 회복 중이다. 홀은 나흘 전인 18일 산소가 희박한 해발 8700m ‘죽음의 지대’에서 고산병으로 쓰러졌다.
2명의 셰르파(등반 안내인)는 그를 부축해 하산하던 중 홀의 상태가 악화되자 자신들의 생명도 위험하다는 판단에 그를 두고 내려왔다. 이후 호주 언론은 그의 사망 소식을 내보냈다. 그러나 이튿날 에베레스트산을 오르던 미국인 댄 마주어(45)는 정상 인근의 한 바위 위에서 가부좌를 튼 채 앉아 있는 홀을 발견했다.
마주어는 혹한의 환경에서 방한모자도 쓰지 않고 앉아 있는 홀을 보고 놀라 그에게 다가갔으나 이내 고산병으로 제 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등정을 포기하고 구조를 요청했다.
홀은 이후 해발 6400m에 위치한 베이스캠프에서 치료를 받았고 현재는 해발 5200m의 베이스캠프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홀은 고산병으로 기억이 오락가락하고 동상으로 손가락이 엉망이 됐는데도 정신을 차린 뒤 가장 먼저 가족들에게 자신의 생존 소식부터 알렸다.
호주의 유명 홍보 전문가인 맥스 막슨은 이 같은 홀의 얘기를 듣고는 “수백만 달러까진 아니더라도 수십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며 그가 곧 돈방석에 앉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호주 비콘스필드 광산 매몰사고로 보름간 지하에 갇혀 있다 구조된 2명의 광부는 언론과 인터뷰 등으로 260만 호주달러(약 18억원)를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의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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