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고 2년생부터 적용되는 2008학년도 대입전형은 내신성적을 현재의 석차백분율 대신 9등급으로 나눠 반영한다. 내신성적의 평가방법도 점수 부풀리기 등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절대평가 대신 상대평가로 전환됐다.
더구나 지난 2일 전국 24개 주요대학이 2008학년도 입시에서 내신성적을 50% 이상 반영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학생들 간에 ‘내신경쟁’이 심화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학생은 학생 대로 내신에 목을 맬 수밖에 없고, 교사는 교사 대로 중간·기말 고사의 변별력을 대폭 높일 수밖에 없어 무리한 문제가 다수 출제되고 채점기준이 들쭉날쭉해 교육현장이 혼란을 겪는 것이다.
서술형 문제 채점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정답의 객관성이 떨어지는 데 있다. 출제 교사들이 유사정답을 인정하지 않은 채 ‘교사들의 말이 곧 법이다’라는 식의 획일적인 정답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이번 중간고사를 앞두고 서술형 문제 40% 이상 적용 여부만 점검했을 뿐, 실제로 어떤 문제가 출제되고, 어떻게 평가되는지 실태 파악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오답 인정 등 학업성적 관리지침을 준수하도록 각 학교에 지시하는 데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변별력을 높이려다 보니 교사들은 자기만의 채점기준을 무리하게 적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객관적이고 공정성을 담보할 채점기준이 없기 때문에 교사들의 판단에 따라 정답과 오답이 결정되는 것이다.
황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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