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가는것 잊고 컴퓨터게임 딱딱하고 동글동글한 ‘토끼똥’처럼 변을 보는 어린이 변비 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신생아 때부터 변비로 고생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정기섭 교수는 지난 5년간 변비로 병원을 찾은 어린이를 분석한 결과 2001년 404명이던 것이 2005년에는 484명으로 20% 정도 늘어났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5년간 전체 소아변비 환자 2237명의 연령 분포는 6∼12세가 41.6%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3∼6세(38.6%), 0∼3세(10.9%), 12세 이상(8.9%) 순으로 집계됐다. 12세 이상보다 0∼3세 이상에서 소아변비가 더 많은 것이 주목할 만하다.
소아 변비환자가 늘고 있는 이유는 배변을 참는 습관, 운동 부족, 패스트푸드를 좋아하는 식습관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취학 전 어린이가 놀이에 빠져 화장실 가는 것을 참는다거나 취학 후 학교 화장실에 익숙하지 않아 배변을 참는 것도 소아변비의 원인이 된다. 변비가 심하면 식욕이 떨어져 음식 섭취가 줄어들고 빈혈이 생기는데, 이렇게 생긴 빈혈은 다시 식욕을 떨어뜨림으로써 변비를 더욱 심각하게 한다. 변을 참게 되면 직장이 팽창하면서 변이 딱딱해진다. 이때 무리하게 힘을 주면 항문이 찢어지는 열창이 생겨 아이들은 통증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배변을 참게 된다.
의료진은 소아변비를 판별하는 방법으로 ‘토끼똥’을 들었다. 아이가 수분이 빠져나간 딱딱하고 동글동글한 대변을 본다면 변비라고 봐야 한다는 것. 이 같은 소아변비가 심해지면 복통, 빈혈, 구토, 입냄새, 복부팽만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정기섭 교수는 “변비를 없애려면 장 운동을 활성화해야 하는데, 요즘 어린이들은 앉아서 컴퓨터 게임에 빠져 지내느라 대변이 마려워도 그냥 참는 경우가 많다”며 “또 햄버거와 피자 같은 패스트푸드는 채소류에 비해 섬유소가 부족해 변이 굳게 되고, 굳은 변은 항문에 상처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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