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는 ''만능니'' ?…관리소홀땐 ''생돈 썩어''

플라그 제대로 안닦으면 잇몸 뼈 파괴
흡연은 적…시술후 2~3주 꼭 금연해야

치과에 가기 꺼리는 이유 중 하나가 ‘돈이 많이 든다’는 데 있다. 치과 치료 중에서도 임플란트는 고가에 속하는 시술로, 어금니 등 안쪽에 치아를 심는 데는 250만 원 정도, 앞니를 심을 때는 300만 원부터 많게는 500만 원까지 들어간다. 사람들은 이렇게 비싼 돈 주고 한 임플란트가 썩지 않는 ‘만능니’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비싼 돈 들여 한 이가 썩겠어’라고 생각하다가는 ‘생돈’ 날리기 십상이다.
◆치아 임플란트= 임플란트란 치아가 없는 곳에 인공치아를 심어 원래의 치아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시술을 말한다. 치아가 빠진 부분에 특수 금속(타이타늄이나 타이타늄합금)으로 만들어진 인공치근을 턱뼈에 심어 뼈와 엉겨붙게 해 고정시킨 후 그 위에 이를 해넣음으로써 본래 자신의 치아와 같은 감각이나 씹는 기능으로 생활할 수 있게 한다.
국내에 도입된 지 15년쯤 된 임플란트는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다. 특히 앞니가 없어 외관상 보기 좋지 않고 어금니가 없어 제대로 씹지 못하는 사람에게 매우 만족스런 효과를 보이고 있다.
수술 전 적합성 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혈액 검사 등 기본적인 검사를 시행하며, 이식할 부위를 선정하고 그 부위 골조직의 질과 양을 평가하기 위해 구강검사 및 방사선 사진 검사 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임플란트의 최대 장점은 다른 치아에 손상을 주지 않고 인공 치아를 심을 수 있다는 것. ‘브릿지 시술’은 손상된 치아 양 옆의 치아를 깎아 인공니를 걸쳐야 하기 때문에 멀쩡한 치아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틀니나 브릿지 시술과 달리 이물감이 없다는 것도 임플란트 시술의 장점이다. 또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미관상 자연치아와 거의 유사할 정도로 임플란트 시술을 할 수 있다.
단점도 있다. 임플란트 시술시 통증이 크다는 점과 시술 후 1주일 정도 불편감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임플란트를 이식한 후 코끝이나 혀의 감각이 상실되는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는데, 이는 수개월 내에 정상으로 회복된다.
◆관리가 중요=임플란트도 자연 치아에 치주염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세균막인 ‘플라그’가 생길 수 있고, 이것을 닦아내지 않으면 임플란트를 둘러싸고 있는 잇몸 뼈를 파괴시킬 수 있다. 특히 임플란트는 신경이 없기 때문에 통증을 느끼지 못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더 심각하게 파괴가 진행될 수 있다.
담배는 임플란트를 파괴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담배의 일산화탄소 성분이 잇몸과 잇몸뼈의 혈류를 방해해 임플란트가 잇몸뼈에 고정되는 것을 막는다. 따라서 임플란트 시술 1주 전부터 시술 후 2∼3주까지는 금연해야 한다. 흡연은 임플란트 실패율을 10배 정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잘못된 양치 습관도 임플란트에 안좋은 영향을 준다. 시술 후에는 임플란트 주변을 자연치아보다 꼼꼼히 닦아야 한다. 칫솔을 45도 정도로 눕혀 임플란트와 잇몸 사이에 작은 골에 끼워 넣고, 제자리에서 가볍게 회전을 한 후 밑으로 훑어 내리듯 쓸어주는 칫솔질이 바람직하다.
치실을 이용해 자연치와 임플란트 사이를 닦아내는 것도 추천할 만 하다. 평소 치아 관리가 소홀하거나 신경을 많이 쓰지 못하는 경우라면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는 것도 좋다.
잠을 잘 때 이를 가는 습관도 임플란트에 해롭다. 임플란트를 시술받은 환자가 이를 갈면 임플란트 나사가 풀려 인공 치아가 빠져 버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보조기구 ‘스플린트’를 착용하고 자야한다.

안용성 기자 [e-mail] <도움말 : 지오치과 명우천 원장, 미소드림치과 황성식 원장>

임플란트 성형 아니다

◇골프선수 김주미의 임플란트 사실이 알려지면서 ‘임플란트 하면 예뻐진다’는 잘못된 이야기들이 전해지기도 했다.

얼마 전 LPGA 개막전에서 우승한 김주미 선수가 치아 임플란트로 예뻐졌다는 보도가 나간 후 임플란트 시술의 ‘성형 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인터넷에는 모 연예인이 앞니를 모두 뽑고 인공치아를 시술했다는 이야기가 떠돌기도 했다. 실제로 이 소문을 믿고 한 연예인 지망생이 앞니를 모두 뽑고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다가 후유증으로 고생한 적도 있다.
아르나치과 방태훈 원장은 “임플란트 후 입 모양이 고르게 변해 성형 효과가 부수적으로 나타나기는 하지만, 단순히 예뻐지기 위해 멀쩡한 이를 뽑고 임플란트를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한다.
임플란트는 미용적인 면보다 기능적인 면이 큰 시술법이다. 단순히 성형 효과를 위한 것이라면 임플란트는 라미네이트를 이용한 치아 성형보다 가격과 시간 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하다.
돌출되거나 비뚤어진 치아를 깎아내고 보형물(라미네이트)을 덧씌우는 치아 성형은 치아에 따라 70∼100만원 정도 든다. 하지만 임플란트는 앞니 300만∼500만원, 어금니 250만원 정도가 든다. 임플란트는 시간도 일반 치아 성형보다 오래 걸린다. 치아 성형은 시술 후 일주일 정도면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지만 임플란트는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임플란트를 하면 고른 치열을 얻을 수 있다거나 턱 선이 가늘어진다는 얘기도 과장되거나 잘못 알려진 내용이다. 치아 교정이 함께 이뤄지지 않는 이상 얼굴 윤곽을 바꿀 정도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의의 설명이다.
방 원장은 “단순히 예뻐지기 위해 임플란트를 시술하는 것은 효율성에서 크게 떨어질 뿐 아니라 잇몸 건강에도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용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