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캠페인등 돈벌이만…''얄팍한 상혼''빈축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 1주년(22일)을 계기로 독도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무선통신업체들의 ‘독도 없는 독도마케팅’이 빈축을 사고 있다. 독도를 홍보 소재로 삼으며 약속한 통신 서비스가 몇년째 지지부진한데다 ‘공익상품’을 명목으로 내놓은 각종 서비스도 돈벌이에만 이용돼 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독도, “이름만 빌리자”=23일 업계에 따르면 KTF가 지난해 3월 내놓은 모바일 게임 ‘독도를 지켜라’는 ‘공익 콘텐츠’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수익이 고스란히 KTF 몫으로 잡혔다. 왜구들의 독도 침입을 막는다는 내용의 이 게임을 다운로드 받으려면 건당 정보이용료 2000원에 데이터통화료로 패킷당(1패킷=0.5kb) 2.5원을 내야 한다. 지난 1년간 이 게임은 2만3000건(무료 1만2000건제외)이 다운로드 됐는데 KTF는 정보이용료의 일부(10%)와 데이터통화료를 수입으로 챙겼다.
KT도 지난해 3월 “국민적 독도 사랑 열기에 동참하겠다”며 연말까지 ‘독도사랑 전화 캠페인’을 벌였으나 내용을 들춰보면 취지가 무색해진다. 예컨대 이용자가 안내 메뉴에 따라 독도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한 홍보전화(054-791-0316)의 경우 서울에서 1분만 통화해도 87원을 내야 했지만 독도 몫으로 돌아가는 수익은 없었다.
이용자가 한 통화당 1000원의 독도기금을 내는 ARS전화(060-700-9000) 또한 모금과는 별도로 통화요금이 50원씩 부과됐다. 특히 KT는 고객센터(100번)를 통해 ‘독도사랑전화’에 가입한 이용자들이 시내 또는 휴대전화를 쓸 경우 통화요금의 1%를 자사가 부담한다고 홍보했으나 연말까지 누적 적립액은 15만원(월 평균 참여자 270여명)에 불과했다. KT로선 적은 금액을 들이고도 ‘생색’을 충분히 낸 셈이다. KT측은 “아쉽게도 고객참여가 적었다”고 말했다.
◇KTF의 모바일 게임 ‘독도를 지켜라’ 홍보사진.
◆휴대전화는 언제 터지나=‘일본 휴대폰이 터지는 곳은 일본 땅, 우리 휴대폰이 터지는 곳은 한국 땅.’
독도 영유권 문제가 부각된 지난해 크게 인기를 끈 KTF의 광고 문구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독도에는 중계기나 기지국이 없어 휴대전화 사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특정 이통사의 휴대전화만이 기상상태가 좋을 때 선착장과 산 꼭대기 등 일부 장소에서 간헐적으로 수신이 될 뿐이다.
KT는 지난해 말 문화재청으로부터 허가를 얻어 오는 7월까지 무선중계시설(중계기) 설치를 마칠 계획이다. 이후 각 이통사들도 KT의 중계국 사용 계약을 맺은 뒤 독도에 기지국을 세워야 한다.
다만 독도 내 휴대전화 수요 예측을 두고 이통사간 입장이 달라 실제 언제부터 휴대전화가 터지게 될 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선 기지국 설치에 KTF는 적극적, SK텔레콤은 중립적, LG텔레콤은 소극적이다. 결국 KTF가 성급한 ‘애국심 마케팅’을 벌였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 셈이다.
황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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