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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첫 주택대출 쓰란거야? 말란거야?

입력 : 2006-02-24 16:49:00 수정 : 2006-02-24 16: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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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 부부합산소득 3000만원이하…항의 빗발 정부가 오는 27일부터 생애 첫 주택구입 자금 대출(이하 생애 첫 대출)에 적용하는 금리를 연간 5.7%로 인상키로 함에 따라 이 대출의 가장 큰 혜택으로 꼽힌 이자 부담이 높아지면서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출 대상과 금리 조건 변경이 발표된 다음날인 23일 일선 은행 창구에서는 큰 혼란이 없었지만, 지난해 11월 도입 이후 3개월 새 세번이나 기준이 바뀐 데 대한 소비자들의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대출 금리 너무 올렸다=정부 기금으로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돕겠다는 취지에서 생애 첫 대출이 재개됐지만, 이 대출의 금리가 시중은행의 변동금리부 대출 상품보다 오히려 높아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연 5.2%이던 기존 금리를 0.5%포인트 올린 5.7%로 책정하면서 생애 첫 대출 금리는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시중은행의 주택 담보대출 평균금리(연 5.60%) 수준을 뛰어 넘었다.
실제로 우리은행 주택담보 대출의 경우 현재 금리는 최고 연 6.26% 수준이지만, 20세 미만 3자녀 출생 등에 대한 각종 우대금리를 적용받으면 최저 연 4.86%까지 낮아진다. 올해 은행들의 대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시중은행의 변동금리부 대출 인상폭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현재 기준으로 계산하면 생애 첫 대출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 대출 상품에 비해 오히려 더 많은 이자를 내야 하는 문제점이 생기게 되는 셈이다.
국민은행 주택기금부 이동열 부장은 “이번 조치로 생애 첫 대출의 메리트가 조기상환 수수료 면제 이외에는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제도 자체 실효성 우려=대출 조건이 강화되고 금리 부담이 커짐에 따라 이 제도 자체의 실효성 논란도 일고 있다.
우선 대출 자격이 부부합산 연소득 3000만원 이하로 강화되면서 사실상 맞벌이 부부는 이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졌다. 이미 생애 첫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경우 기존의 ‘준고정형’ 금리가 그대로 적용되지만, 기금 운용 등 전반적 여건에 따라 이자 부담이 점진적으로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건교부 송석준 주거복지지원팀장은 “당장은 아니지만 기존 대출자의 경우도 이번 제도 변경 이후 대출자와의 형평성 차원에서 금리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대출금리를 0.1%포인트만 올려도 금융 이용자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치기 때문에 한번에 0.5%포인트를 올리는 것은 생각하기도 어렵다”며 “이자 부담이 커지면 제도 자체가 존폐의 기로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불만 잇따라=자신이 생애 첫 대출 자격 조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바뀐 금리조건에 따른 실제 부담액을 물어보는 대출상담이 이날 은행별로 빗발쳤다. 특히 연 3000만원 이상 소득자들이 생애 첫 대출 자격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연 3000만∼5000만원 소득자들의 불만이 상당수 제기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대출자들의 금리는 큰 변화가 없는지, 부부합산 소득이 3000만원을 넘는데 대출신청이 언제까지 가능한지 등을 묻는 전화가 많았다”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julye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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