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대형몰과 생존 경쟁 치열 서울 동대문시장이 대형 패션몰의 격전장으로 변하고 있다. 두타, 밀리오레와 같은 대형쇼핑몰이 동대문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비슷한 규모의 쇼핑몰이 잇따라 개점을 앞두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동대문으로 쇼핑몰이 몰려드는 것은 청계천 복원 이후, 이 지역의 일 평균 유동인구가 100만명에 달하면서 최대 상권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간 외국인 방문객도 250만명이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쯤 동대문 패션타운에 점포 1200개 규모의 패션상가 ‘라모도’가 문을 열고, 하반기에는 비슷한 규모의 ‘패션TV’가 개점할 예정이다.
게다가 내년 중순에는 점포 수가 2000여개에 달하는 ‘굿모닝시티’도 오픈할 예정이다. 현재 밀리오레 매장 수가 1200∼1300개, 두타가 1100개, 헬로APM도 비슷한 규모인 점 등을 감안하면 쇼핑몰간 치열한 생존경쟁이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굿모닝시티는 점포 수가 많은데다 극장도 들어오고, 지하철역과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상당한 강점을 갖고 있다”면서“현재 예정된 쇼핑몰이 모두 개점을 할 경우 쇼핑몰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한 중국업체가 다소 거리는 떨어져 있지만 역시 같은 동대문 지역에 백화점을 세우기로 하고 투자설명회를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도 공급과잉 상태인데 앞으로 경쟁이 더욱 심해질 것 같다며 걱정하고 있다.
쇼핑몰이 많아지면 고객이 늘어나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기존 쇼핑몰과 새로 들어서는 쇼핑몰이 기존 고객을 나눠가지는 형국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쇼핑몰 간 경쟁이 제살깎기가 될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동대문 패션타운의 규모가 커진 데 따른 신규고객이 늘어나기보다는 교통난 등이 심해진 데 따른 불편함이 더 많아 이를 피하려는 고객이 많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두타 관계자는 “차별화하기 위해 이달 말부터 매장 리뉴얼 작업에 들어가 기본매장 규모를 2.3평에서 3.0평으로 확대하고 다음달까지는 매장별로 특색을 갖추는 작업을 진행하며 광고비도 10%가량 더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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