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두통은 남성이 여성보다 4배 높아 두통은 흔한 질환이라 하여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말 못할’ 두통에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다. 성행위 때 생기는 남성의 ‘성교 두통’과 여성의 생리 때 나타나는 ‘월경성 두통’이 그것.
성교 두통은 성 생활에 영향을 미쳐 원만한 부부관계를 해치기도 하고, 월경성 두통은 주기적으로 여성을 괴롭히는 주범이 된다. 특히 가을철에는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가 뇌혈관의 압력을 깨뜨리면서 두통을 악화시킨다.
◆성교 두통=성행위를 할 때 심하게 머리가 아픈 사람들이 있다. 두통이 워낙 심해 ‘이러다 잘못되는 건 아닌가’ 싶은 정도다. 하지만 95% 이상이 생명을 위협하거나 신체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 형태다. 여성도 성교 두통이 나타나지만 남성이 4배가량 높다. 그 중에서도 고혈압이거나 비만인 남성들의 발병률이 높게 나타난다.
성교 두통은 성행위 시간이나 자세와는 무관하다. 하지만 성관계는 100m 달리기를 하는 것만큼의 체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무리하면 두통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성관계는 피로감이 없는 상태에서 하고 이후 적어도 2∼5일 정도는 안정을 취하도록 한다.
관계 전 온욕은 혈액순환을 도와 두통을 예방하거나 강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 커피나 홍차 등 카페인이 든 음료는 두통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성관계 전에는 피하도록 한다. 또 두통 환자가 성관계에 위축되지 않도록 상대방이 배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두통이 계속된다고 해서 습관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진통제 복용이 반복되다 보면 양이 늘어나고 오히려 통증의 강도만 심해지게 된다.
변한의원 변기원 원장은 “성교 두통은 뇌의 균형을 잡아주는 탕약과 침을 통해 치료받으면 보통 1∼2개월, 심한 경우에는 4개월 정도면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월경성 두통= 월경이 시작되기 일주일 전, 혹은 월경 중 두통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많다. 이처럼 월경 중에 발생하는 두통을 ‘월경성 두통’이라 한다. 주로 한쪽 머리, 특히 관자놀이 주변에 통증이 나타나는 편두통 증세다. 월경 기간만 되면 주기적으로 나타나고 평소 복용하던 진통제도 잘 듣지 않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월경성 두통의 주 요인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다. 에스트로겐은 월경이 시작되기 전에 분비량이 급격히 증가하다가 출혈이 시작되면 감소한다. 월경 전후에 나타나는 급격한 변화에 신경세포와 뇌 혈관들이 미처 적응하지 못해 두통이 유발되는 것이다.
예방에는 올바른 식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먼저 철분과 비타민B가 많은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혈액 내 산소를 공급하고 혈액순환을 도와 머리를 맑게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선지, 생선, 계란 노른자, 닭고기, 콩, 건포도 등이 있다.
반면 여성들이 즐겨 먹는 치즈 등 유제품은 혈압을 상승시키는 아민 성분이 많아 두통에 좋지 않다. 초콜릿 등 단 음식은 체내의 열량을 상승시키기 위해 뇌혈관을 이완시킨다. 이 과정에서 두통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섭취를 줄인다.
두통의 정도가 비교적 가볍다면 간단한 방법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뒷머리와 뒷목까지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경우에는 뜨거운 물수건으로 뒷목 부분에 찜질을 하거나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
밤에 두통이 심한 경우에는 바닥을 따뜻하게 한 상태에서 상체를 15∼30도 정도 들어 수면을 취하면 도움이 된다.
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도움말: 변한의원 변기원 원장〉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