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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우산 가져오기만 하세요

입력 : 2004-06-14 05:10:00 수정 : 2004-06-14 05: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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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할아버지'' 김성남씨 무료수리 외길
우산수선ㆍ재활용 전도 ''묵묵 선행''
"우산에서 살 하나 빠지거나 끈이 조금만 떨어져도 사람들은 우산을 그냥 버리는데 고쳐주는 곳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 안타까워요"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청에 문을 연 `우산수선센터''에서 하루 평균 70∼80개의 고장난 우산을 무료로 수리해 주는 김성남(76)씨는 이제 우산을 고쳐주는 곳도 생겼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이를 위해 우산 수선 방법을 배우기 위해 센터를 찾아오는 주민들에게 자세한 설명을 해주고 있으며, 구두 수선공들이 찾아오면 우산수선 방법을 설명해줄 뿐 아니라 부속품도 나누어주고 있다.
동대문.청계천 주변 상가에서도 우산 부속품을 얻지 못한 김씨는 구청 직원들과인근 재활용 집하장에서 버린 우산을 수집, 부속품을 떼어내 사용하고 있다.
우산 재활용에 대한 교육도 너무 절실하다는 김씨는 비오는 날이면 학교 앞에나가 학생들에게 우산 사용법을 설명해주는가 하면 동네 부녀회를 찾아 주부들을 교육하기도 한다.
최근 서초구내 각 동을 돌며 우산을 수리해주고 있는 김씨는 11일 잠원동 동사무소 앞에 천막을 치고 30도를 밑도는 땡볕 속에서도 2년 전부터 함께 봉사활동을해온 고향 친구 이용림(76)씨와 구슬땀을 흘렸다.
평소 우산을 수리하는 곳이 없어 안타까워했던 주민들도 우산을 무료로 수리해준다는 소식에 하나둘씩 우산을 들고나왔다.
우산 5∼6개를 봉투에 들고 온 조선희(47.여) 씨는 "평소 우산 고칠 곳이 없어서 고장난 우산을 집 한쪽 구석에 쌓아두고 있었는데 지나가다 우연히 우산을 무료로 고쳐준다는 문구를 보고 찾게 됐다"고 말했다.
미처 우산을 들고 나오지 못한 구민들은 아쉽게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김씨와 이씨는 이달 7일 서초1동을 시작으로 각 동을 돌며 우산을 수리해 주고있으며, 오는 30일 내곡동까지 서초구내 18개 동을 모두 돌 예정이다.
지금까지 하루 7시간동안 평균 200개씩 우산을 수리해 주고 있다.
김씨가 우산을 고쳐주는 봉사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1980년 지하철 2호선 성내역부근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할 당시, 비만 오면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을보면서부터.
처음에는 고물상에서 비닐 우산을 수집해 두었다 비오는 날이면 사람들에게 나눠줬는데 나중에는 직접 수선에 나서게 됐다고 김씨는 전했다.
지난 10년동안 성남시 집 주변 주민들의 우산을 고쳐주며 이미 `우산 할아버지''로 유명한 김씨는 2001년에는 이같은 선행을 인정받아 행정자치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우산을 고쳐주는 봉사활동을 계속하겠다는 김씨는 서초구뿐 아니라 다른 구청이나 시에서 요청이 와도 흔쾌히 응할 것이라며 우산 재활용에대한 교육과 인식이 전국적으로 퍼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초구가 그동안 보관해 놓은 우산 2천여개는 장마철이 시작되면 구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양재역 등 구내 지하철역과 각 동사무소 등에 비치될 예정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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