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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구축함 만든 북한, ‘자력갱생’ 외치지만 실제는 러시아 기술 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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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27 17:45:28 수정 : 2025-04-27 17: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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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5000t급 신형 구축함을 물에 띄웠다.

 

북한이 새로 건조한 신형 다목적구축함 최현호.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5일 남포조선소에서 신형 구축함 진수식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고 26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내년도에도 이런 급의 전투 함선들을 건조할 것이며 가급적 빠른 기간 내에 더 큰 순양함과 각이한 호위함들도 건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권과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 해군의 활동수역은 영해에만 머무를 수 없으며 해군전력은 반드시 원양에로 뻗쳐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구축함의 무장에 대해서는 “대공, 대함, 대잠, 대탄도미사일능력은 물론이고 초음속전략순항미사일, 전술탄도미사일을 비롯하여 육상타격 작전능력을 최대로 강화할 수 있는 무장체계들이 탑재됐다”고 밝혔다.

 

이어 “다목적 수상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됐으며 그 결과 지상작전에 대한 해군의 직접적인 간섭을 높일 수 있게 됐다”면서 “함 성능과 작전수행능력평가, 통합장비운영시험 등 필요한 공정을 거쳐 내년도 초에 해군에 인도돼 작전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최현호를 둘러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날 기념연설을 맡은 당 중앙위원회 비서 조춘룡은 “가장 강력한 무장을 갖춘 5000t급 구축함”이라고 과시했다.

 

북한은 ‘최현호’로 명명한 신형 다목적 구축함을 자체적으로 건조했다고 강조했지만, 함정 곳곳에선 러시아의 영향을 받은 흔적이 보인다. 특히 러시아 해군 어드미럴 고르쉬코프급 호위함에 적용된 개념 및 기술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군 파병 대가로 구축함 건조를 도왔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2010년대 등장한 5400t급 전투함 고르쉬코프급 호위함은 러시아가 최초로 만든 다목적 전투함이다. 최신 함선 설계가 반영됐고 현대적 성능을 지니고 있으며 강력한 공격·방어력을 갖췄다.

 

함교 위 4면에 고정배치된 SP-20K 위상배열레이더 외에 마스트 꼭대기에 3차원 대공수색레이더를 별도로 탑재했다. 360도 감시와 저고도 표적 탐지 능력을 모두 갖춘 셈이다.

 

최현호도 함교 위 4면에 다기능레이더(MFR)가 탑재되어 있고, 그 위에 작은 레이더가 있다. 고르쉬코프급과 비슷하다. 이같은 조합을 통해 낮은 고도로 지그재그 비행을 하는 아음속 대함미사일 탐지 능력은 갖췄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새로 건조한 신형 다목적구축함 최현호.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은 최현호가 초음속순항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고르쉬코프급 호위함 등에 탑재되는 러시아산 3P-14UKSK 수직발사기는 브라모스·지르콘 초음속순항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다. 

 

함 중앙 연돌 뒤에 자리잡은 근접방어체계(CIWS)는 최현호 바로 앞까지 접근한 미사일과 항공기를 요격한다. 4연장 미사일 발사관으로 보이는 발사관 묶음 2개와 기관포 2개, 레이더가 결합되어 있다.

 

외형상 러시아산 판치르-ME CIWS와 매우 비슷하다. 지상대공체계인 판치르-S1를 함상용으로 개량한 것으로, 고도 15㎞, 거리 20㎞ 이내의 대공표적을 요격할 수 있다. 

 

차이점도 있다. 해상작전헬기나 무인기가 뜨고 내릴 공간은 있지만, 격납고는 눈에 띄지 않았다. 북한에서 운용하는 해상작전헬기가 많지 않으므로, 격납고 공간에 수직발사관을 증설했을 가능성이 있다. 대신 무인기를 운용해서 공중감시정찰 능력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최현호에선 대함 전술탄도미사일도 운용한다. 북한 조선중앙TV의 진수식 보도에선 북한군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탄두에서 볼 수 있는 휜색·검은색 조합의 무늬가 그려진 미사일 탄두 부분이 공개됐다.

 

탄두의 모양으로 볼 때, KN-23 계열로 추정된다. 한국군의 대함탄도미사일이 현무 계열 탄도미사일을 응용한 것과 같은 개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기술적 신뢰성과 작전 운용능력을 확보했고, 콜드 런치(압축된 기체를 이용하여 미사일을 공중에 튀어오르게 한 뒤 공중에서 점화하는 방식) 기술 경험도 많은 만큼 구축함에서 KN-23을 사용하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사거리가 1500㎞로 알려진 화살-2 순항미사일, 이스라엘산 스파이크 미사일과 유사한 대함미사일, 127㎜ 함포, 3연장 어뢰발사관 등을 탑재했다.

 

다만 최현호가 실질적인 전투능력을 발휘할 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의 압록급 호위함(1500t급)보다는 크고, 기술적으로 발전한 부분이 있으므로 지상 공격, 대공, 대함, 대잠 능력은 기본적 수준에서 갖췄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반적인 정찰감시, 탐지추척, 통신과 지휘통제, 전투통제 기술과 능력을 고려하면 장거리 정밀타격에는 많은 제한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5000t급 함정에 다양한 종류의 무기를 탑재했다는 점에서 장기간 작전을 위한 유류, 식수, 식량 탑재도 제한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대탄도미사일 능력은 미 해군 이지스구축함이나 한국 해군 세종·정조대왕함보다 훨씬 뒤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탄도미사일을 수백㎞ 거리에서 탐지해서 추적하고, 요격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가장 복잡한 기술이다. 이를 구현하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북한의 경제사정으로 볼 때, 대탄도미사일 능력을 지녔다는 북한측 주장은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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