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갑작스러운 부동산 ‘훈수’를 두고 서울시장 출마설이 불거졌다.
추 장관은 18일 오전 페이스북에 당정이 검토 중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검토와 관련해 “한 국가에 한정된 자원인 땅에 더는 돈이 몰리게 해서는 국가의 비전도 경쟁력도 다 놓칠 것”이라며 “그린벨트를 풀어 서울과 수도권에 전국의 돈이 몰리는 투기판으로 가게 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그린벨트 일부 해제를 통해 주택공급을 늘리려고 검토 중인 정부·여당의 방침에 이의를 제기하는 발언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다만 추 장관은 부동산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원인을 과거 정부의 탓으로 돌리면서 “문재인 정부라고 갑자기 바꿀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박정희 개발독재시대 이래로 서울 한강변과 강남 택지개발을 하면서 부패권력과 재벌이 유착해 땅장사를 하고 금융권을 끌어들였다. 금융권은 기업의 가치보다 부동산에 의존해 대출했다”면서 “금융과 부동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기형적 경제체제를 만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 청문자문단장을 맡고 있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젠 서울 부동산 정책까지 훈수하는 걸 보니 본인 법무부 장관의 역할은 사실상 끝났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법무부 장관 최대중점 과제인 윤석열 찍어내기 위해 온갖 우여곡절 끝에 기자구속 성공시켰으니, 한시름 놓으신 모양”이라며 “남아있는 한동훈 검사장 구속과 윤 총장 몰아내기도 이젠 자신만만하게 장담하시는 모양”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설마 숙제 끝났다고 법무부 장관 말고 국토부 장관으로 다시 가실 리는 없고, 서울시장 선거 염두에 둔 것 같다”며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정책선거보다 권력에 취한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는 정치선거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추 장관의 부동산 발언 기사를 공유하며 “서울시장 나올 모양이네, 아니면 대권?”이라고 짤막한 글을 남겼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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