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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학생들, 스커트 입고 싶어요? 그렇게 하세요"

입력 : 2016-01-21 09:49:04 수정 : 2016-01-21 09: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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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 1000여명에 170년의 전통을 지닌 잉글랜드 브라이튼 칼리지(Brighton College)가 새 학기부터 남녀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교복을 선택하게 해 화제가 되고 있다.

남학생이 치마가 입고 싶다고 해서, 여학생이 바지가 입고 싶다고 해서 문제 될 게 없다는 뜻이다. 이 학교는 올해초 “여학교를 나온 여성은 남성과 의사소통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교장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곳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영국 미러 등 외신들에 따르면 브라이튼 칼리지 리처드 케언 교장은 “학생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학교는 올해부터 남녀로 나누는 성(性) 관념을 깨부수고자 한다”고 이날 말했다.

리처드 교장은 “남학생이든 여학생이든 태어날 때 구분된 성이 아닌 다른 성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내가 할 일은 그들이 그렇게 잘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이튼 칼리지 재학생 나이는 11~18세다. 이중 바뀐 교복을 선택할 수 있는 학생들은 16세까지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정은 학생 대표와 리처드 교장의 오랜 논의 끝에 내려졌다.

남학생 대표로 참가한 에이미 아넬(18)은 “교장 선생님과 우리 사이에 쉼없는 이야기가 오갔다”며 “또 다른 남녀평등 사례를 만든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를 가장 대표적인 이슈로 끌어오려 했다”며 “다행히도 학교 측이 학생들의 생각을 받아들여 원만히 문제가 해결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에이미와 함께 대표단을 구성한 여학생 릴리야 타타(17)는 별다른 생각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이미 여학생들이 ‘바지’를 입고 있어서 딱히 문제가 될 게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브라이튼 칼리지에는 영국 BBC의 방송진행자 데이비드 딤블비(77)의 아들 프레드(17)도 재학 중이다.

프레드는 “학교 결정에 찬성한다”며 “기존의 생각을 깨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낸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스커트 입는 남자’ 같은 결정은 분명히 이질적으로 다가갈 것”이라며 “학생 개인의 성향을 존중한다면 불필요한 논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미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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