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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직접 끌어낼 수 있습니다. 올라갑시다. 오늘 안에 끝낼 겁니다.”
8일 오후 1시30분쯤 조계사 경내가 소란스러웠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퇴거를 종용하는 격앙된 목소리가 곳곳에서 퍼져나왔다. 조계사 신도회가 퇴거 시한(6일)으로 정한 날이 지나면서 신도들 사이에서 불만이 극에 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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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은신해있는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이 회의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제원기자 |
강제퇴거 시도에 참여한 김모(76·여)씨는 “(한 위원장을 감싸는) 스님들이 더 나쁘다”며 “내일도 안 나오면 그때는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쫓아낼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들 신도는 그러나 한 위원장이 머물고 있는 이 건물 4층 입구의 철문이 굳게 잠겨 진입하지 못했다. 일부는 철문을 열려고 조계사 인근 열쇠집을 찾기도 했다. 신도들은 3시간여 가량 한 위원장의 강제퇴거를 시도하다가 결국 빈손으로 물러났다. 기념관에 대기 중이던 조계사 관계자가 “내일까지 한 위원장이 나가지 않으면 열쇠를 주겠다”며 신도들을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조계사 신도들뿐만 아니라 경찰이 체포영장 강제집행이 가시화하면서 한 위원장은 고립무원의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25분쯤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직접 조계사를 방문해 한 위원장을 퇴거시켜 달라고 요청한 데 이어 강신명 경찰청장이 한 위원장에게 ‘9일 오후 4시까지 나오라’고 최후 통첩을 날렸다. 구 청장은 조계사 방문 직후 대웅전에서 삼배를 한 뒤 정문까지 걸어나와 기자회견을 갖고 “법치국가에서 법원이 정당하게 발부한 영장에 응하지 않고 공권력이 이를 집행하지 못한다는 사실 자체가 국가 법질서 체계를 흔드는 것”이라며 조계사 측에 “(한 위원장이) 빠른 시일 내에 자진퇴거하도록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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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은신해있는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오천도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가 한 위원장의 거처를 향해 퇴거를 촉구하며 고함을 치고 있다. 이제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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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이 8일 오전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피신 중인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찾아 대웅전에서 절을 한 뒤 나오고 있다. 남제현 기자 |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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