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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러시아 항공운송업 문제점 도마 올라…"잦은 참사"

입력 : 2015-11-01 00:47:48 수정 : 2015-11-01 00: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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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비판…"여객기 평균 나이 21년, 사고율 세계 평균보다 3배 높아" 이집트 시나이 반도 상공에서 31일(현지시간) 발생한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로 열악한 러시아 항공 운송업 상황이 또다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러시아 중소항공사 '코갈림아비아' 항공 소속 에어버스 A-321 여객기 추락 사고도 항공기 노후에 따른 기술적 결함이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기는 18년 이상 운항한 노후 여객기로 알려졌다.

러시아 최대 국영항공사 '아에로플로트' 소속 기장 알렉세이 리트비노프는 사고 뒤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에도 오래된 기령(機齡·항공기 나이)이 사고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중소항공사가 새 항공기를 사들일 경제적 여력이 없어 이미 퇴역해야 할 낡은 항공기들을 운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꼬집었다.

이와 관련 러시아 하원 산업위원회 제1부위원장 블라디미르 구테녜프는 기령이 15년 이상된 여객기들의 운항을 금지하는 법률을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현재 러시아에서 운용되고 있는 민간 항공기들의 평균 '나이'는 21년"이라면서 "미국은 13년 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구테녜프는 "러시아의 항공기 사고 비율은 세계 평균보다 3배나 높다"면서 "많은 항공사가 그동안 운용해온 러시아제 항공기들이 노후화하면서 외국 항공기들을 구매하기 시작했는데 돈을 아끼려고 기령이 오래된 중고 항공기들을 구매하거나 임대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여행사들이 관광객 운송을 위해 전세기를 주문하면서 역시 비용 절감을 위해 대형 항공사가 아닌 영세 항공사들과 주로 거래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리나 우소바란 여성은 이날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브콘탁테'에 올린 글에서 중소항공사인 '코갈림아비아'의 전세기를 계약한 현지 여행사 브리스코(Brisco)를 비난했다.

그녀는 "브리스코 여행사를 통해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 다녀온 적이 있다"면서 "갈 때는 비행기가 좋았지만 돌아올 때는 형편없어 매분 매초 무사히 도착하기만을 기도한 적이 있다"면서 고객들의 안전을 무시한 여행사의 상술에 울분을 터트렸다.

다른 SNS 이용자들도 많은 여행사가 전세기 요금이 비싼 국영 항공사 '아에로플로트' 대신 영세한 항공사들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세 항공사들은 경영난과 인력 부족 등으로 신형 여객기 확보는 물론 기존 보유 항공기들에 대한 수리와 점검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각종 항공 사고를 일으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종사들의 훈련 미숙도 주요 사고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1명의 조종사를 제대로 훈련하기 위해선 60~160t의 연료가 소비된다"며 "비싼 연료 비용 때문에 실제 비행 훈련보다 컴퓨터 프로그램 등을 이용한 가상 비행훈련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 결과 미숙한 조종사들의 실수로 항공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정비 및 부품 공급 시스템 취약도 문제로 거론된다.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은 모든 여객기와 화물기 등을 대상으로 1년에 한 번씩 최대 1개월에 걸친 정밀 검사와 정비를 반드시 받도록 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아직 그런 제도가 없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정비 인력도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필요할 경우 신속히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는 배송망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데다 들여온 부품을 통관시키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등의 문제가 있어 항공기 점검과 정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전세기의 경우 정비와 관리가 더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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