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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여성들 '저항의 목소리' 내기 시작했다

입력 : 2014-06-08 19:06:11 수정 : 2014-06-08 22: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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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해시태그’로 폭력 피해 공유
인도·파키스탄 여성 인권보호 시위, 美 등 국제사회도 ‘성범죄와의 전쟁’
‘네, 모든 여성들이 그렇습니다.’(#Yes All Women)

지난달 6명이 숨진 미국 캘리포니아 총기 난사 사건 이후 트위터에서 번지고 있는 해시태그(‘#’ 뒤에 특정 단어를 넣어 그 주제에 대한 글이 검색되도록 하는 트위터 기능)다. 모든 남성들이 범인처럼 여성을 혐오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여성들은 이 같은 폭력에 항상 노출돼 있다는 의미다. 이용자들은 이 해시태그를 통해 자신이 겪은 성폭력과 성차별 피해에 대해 공유한다.

나이지리아 여학생 납치 사건으로 시작된 ‘우리 딸들을 돌려달라’(#Bring Our Girls Back)와 마찬가지로 여성 폭력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여성을 상대로 한 잔혹한 범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종교적, 문화적 이유로 여성 인권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던 국가에서도 변화가 시작됐다.

최근 10대 자매 성폭행 살해 사건으로 세계를 경악하게 한 인도의 움직임이 가장 눈에 띈다. 2012년 23세 여성이 집단 성폭행과 구타를 당해 사망한 사건이 시발점이 됐다.

인도 여성들은 거리에 나와 정부와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이들의 호소는 최근 들어 결실을 맺는 듯하다. 인도 정부는 성범죄 처벌을 강화하고 성폭행범 형량을 늘렸다.

2년 전 사건 가담자 4명과 뭄바이에서 여성 사진기자를 성폭행한 남성 3명이 사형 선고를 받았다. 18년 전 10대 소녀를 납치해 한 달 동안 성폭행한 남성 24명에게도 최근 무기징역 등 중형이 내려졌다.

명예살인 등 악습이 남아 있는 파키스탄에서도 저항의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최근 사랑하는 남성과 결혼했다가 가족에게 명예살인을 당한 여성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파키스탄 여성들은 정부에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파키스탄은 2012년 탈레반의 총격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도 여성인권운동을 지속하는 10대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태어난 곳이다.

나이지리아 여성들 역시 시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정부의 방해에도 여성들은 납치된 여학생 석방운동에 이어 각종 집회와 시위를 통해 여학생과 여성의 인권 보호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과 국제사회도 여성 폭력을 비판하며 대책마련에 본격 나서고 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군대와 대학을 중심으로 ‘성범죄와의 전쟁’에 돌입했다. 바버라 박서 상원의원은 지난달 여성 폭력 대처를 외교적 우선순위에 놓는 법안을 제출했다.

오는 10∼13일에는 영국 런던에서 전쟁 중 성폭력 종식을 위한 세계회의가 열린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과 영화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공동의장을 맡을 예정이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리즐 게른솔츠 이사는 “최근 세계 각국 정부들이 여성에 대한 폭력에 정부가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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