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사태엔 한목소리 질타…대리점주 ‘갑의 횡포’ 거론도 ‘경제 검찰’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회 정무위의 15일 국정감사에서는 박근혜정부의 경제민주화 공약 후퇴 여부를 놓고 여야가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이날 오후 국감은 파란 눈과 금발의 여성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기업인 19명이 증인으로 출석해 사실상 ‘기업 감사’로 진행됐다.
◆경제민주화는 서로 공방, 동양사태는 함께 질타
민주당은 ‘공약 파기’라고 거세게 몰아세웠다. 김기식 의원은 “공정위는 현 정부 들어 겉으로 경제민주화를 말하면서 속으로는 재벌 봐주기, 청와대와 코드 맞추기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김영주 의원은 “지난달 공정위가 발표한 일감몰아주기 규제 시행령에서 적용대상이 축소됐다”며 “전경련 요구와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종료 선언에 따른 규제 완화”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관련 입법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응수했다. 박민식 의원은 “여야가 합심해 집(일감몰아주기 규제)을 잘 만들어 놓고 지금 와서 집이 아니라 움막이라고 하면 국민이 어떻게 이해하겠느냐”고 반박했다. 박대동 의원은 “대기업을 규제하려 했는데 중소·중견기업 발목을 잡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규제가 지나치게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동양그룹 사태에 대해선 여야가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박 의원은 “동양그룹은 순환 출자로 계열사들의 부실을 감추고 일감을 몰아주는 등 경제민주화와 반대로 가는 만물백화점”이라며 “공정위 차원에서 동양사태에 대해 조사한 게 있냐”고 추궁했다. 민주당 이상직 의원도 “동양사태의 시발점은 무리한 계열사 확장에 있었다”며 순환출자 금지 입법화를 촉구했다. 노대래 위원장은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감독, 제도 등이 조금씩 부족한 것을 활용해 (이 사건이) 벌어졌다”며 공정거래법 개정안 추진 의사를 밝혔다. 노 위원장은 4대강 사업 참여 대형건설사의 담합 조사와 관련해 ‘공정위가 축소·은폐했다’는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해 유감 표명 여부를 묻는 김기식 의원 질의에 “감사원에서 종합적인 결과발표를 했고 저희는 그대로 후속조치를 다 취했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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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열린 국회 정무위의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과 참고인으로 출석한 기업인들이 오른손을 들어 선서하고 있다. 이날 국감에는 삼성전자, 롯데그룹, LG그룹, 현대자동차, BMW코리아 등 유수의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19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범준 기자 |
오후 국감에는 백남육 삼성전자 부사장, 김중호 현대자동차 사장, 박재구 CU 대표, 조준호 LG그룹 사장 등 기업인 19명이 출석해 증인석을 가득 메웠다. 20명 중 1명 빼곤 다 온 것이다. 특히 1987년 수입차시장 개방 이래 처음으로 수입차 국내법인 대표들이 증언대에 서 눈길을 끌었다. 최근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은 BMW코리아 김효준 대표, 브리타 제에거(여)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MBK) 대표 등이 포함됐다. 제에거 대표는 유일한 외국인 여성 증인으로, 한국어가 익숙지 않아 국감장에 통역을 대동했다.
여야 의원은 수입차 회사들의 가격 담합과 수입사·판매 딜러사간 불공정행위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한국수입차협회 판매회의가 가격 등 모종의 담합을 위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자 김효준 대표는 “신차 출시 일정 조정 등을 위한 모임일 뿐”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노 위원장은 벤츠와 BMW의 담합 의혹에 대해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민주당 김기준 의원이 현대차그룹의 현대캐피탈 부당지원 행위 조사를 요청하자 “이미 지난 5∼8월 조사를 마치고 현재 마지막 위법성 여부를 최종검토중이며 신속히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갑의 횡포’와 불공정 거래 행위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최근 아모레퍼시픽 대리점주의 막말 파문과 관련해 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업계 1위의 아모레퍼시픽이 불공정 행위로 국민 불신이 높아졌다”고 지적하자 증인으로 출석한 손영철 사장은 “제가 잘못 가르쳐서 우리 직원이 그런 적절치 못한 대응을 한 데 대해 당사자와 국민께 사과말씀을 드린다”며 시정을 약속했다. 배영호 배상면주가 대표는 올 상반기 배상면주가 대리점주의 자살 파문 이후 유가족 보상 등 후속 조치 미진에 대해 “다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초 합의대로 이행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서 기업인 무더기 증인 채택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여야 의원은 증인 한 명에 대해 몰아서 질문한 뒤 곧장 귀가시키는 ‘배려’를 했다.
정재영·김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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