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이지스함 2척 띄우고 ‘워치콘’ 2단계로 상향
日, 패트리엇 7곳에 배치… 美, 28층 높이 레이더 투입 한반도 주변에서 또다시 ‘소리 없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앞두고서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움직임과는 별개로 탐지와 추적, 요격을 위한 주변국들의 군사작전이 시작된 셈이다.

군 관계자는 6일 “오는 10∼22일로 예고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앞두고 주변국들의 주요 감시·정찰 전력의 눈이 한반도로 집중되고 있다”면서 “이번 발사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력을 검증하는 중요한 분기점인 만큼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리 군은 지난달 나로호 발사를 대비해 세운 시나리오를 활용하고 있다. 최초 로켓 발사 이후부터 1·2단 추진체 분리까지는 서해에서 세종대왕함(7600t급)이 맡고, 이후 과정은 남쪽 제주도 부근에서 서애류성룡함이 추적하는 것으로 돼 있다.
로켓이 궤도를 벗어날 경우 지상은 패트리엇(PAC-2)이, 해상에서는 이지스함에 탑재된 SM-2 요격미사일을 동원해 요격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여기에 지난 5일 이스라엘제 그린파인레이더(탐지거리 500㎞)를 긴급 배치해 이지스함과 함께 공조 추적에 나선다.
또 한미연합사령부는 이날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2009년 4월과 지난 4월 거푸 한국보다 늦게 북한 미사일 발사를 감지해 체면을 구겼던 일본은 단단히 벼르고 있는 눈치다. 우선 해상자위대 소속 이지스함 3척을 동해와 오키나와 인근으로 급파하고, 지난 4월 4곳에 국한했던 탄도미사일 요격용 패트리엇(PAC-3)을 7곳으로 늘려 배치했다.
미국 역시 지난해 4월 북한 미사일 발사로 북·미 간 2·29 합의가 일방적으로 파기된 기억을 의식한 듯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7척의 이지스함을 한반도 남방 해역으로 긴급 배치하는가 하면 최대 탐지거리가 4800㎞에 달하는 X밴드레이더를 서태평양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레이더는 가로 73m, 세로 119m, 높이 85m로 축구장 크기에다 28층 건물 높이에 이르는 초대형이다.
탄도미사일 정찰기 코브라볼(RC-135s)도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 긴급 배치했다.
조병욱 기자, 도쿄=김용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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