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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 웅진그룹 창사 후 최대 위기

입력 : 2012-09-27 10:35:33 수정 : 2012-09-27 10:3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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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웅진홀딩스, 극동건설과 함께 법정관리 신청
극동 부도 여파 전체로 확산… 웅진코웨이 매각작업도 중단
"사실상 그룹해체 수순" 분석… 일각 "승자의 저주 덫에 걸려"
웅진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웅진홀딩스와 계열사 극동건설이 26일 잇따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사모펀드 BMK와 진행 중이던 웅진코웨이 매각작업마저 전면 중단돼 그룹이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공능력 38위인 극동건설은 지난 25일 만기 도래한 기업어음(CP) 150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를 낸 뒤 최종 부도위기에 몰리자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법정 관리 신청을 했다. 최대 주주로서 1조839억원의 연대보증 부담을 진 웅진홀딩스도 계열사 연쇄 부도를 막기 위해 같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웅진홀딩스가 지급 보증을 선 PF(프로젝트파이낸싱) 차입금에서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28일 만기인 350억원을 시작으로 1700억원에 달한다.

극동건설은 지난해 6016억3700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2162억2400만원)과 당기순이익(-1919억4400만원)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은 25억88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으나 영업이익(-67억6800만원)은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6월 공시한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5825억1400만원에 달한다. 웅진그룹은 6600억원에 극동건설을 인수한 이래 경영정상화를 위해 4400억원을 더 쏟아부었다.

자금난을 겪던 웅진그룹은 결국 지난 2월 그룹 내 ‘캐시카우(현금창출)’ 역할을 톡톡히 해온 웅진코웨이를 매각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극심한 부동산 경기 침체와 무리한 M&A(인수합병)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데다 태양광사업마저 부진해 총체적인 위기를 맞은 것이다.

시장에서는 웅진그룹이 덩치를 키운 방식이 결국 화근이 돼 부메랑처럼 돌아왔다는 지적한다. 한 금융계 인사는 “과거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무리하게 삼켰다가 그룹 전체가 워크아웃에 들어가야 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처럼 웅진그룹 역시 과도한 M&A가 파놓은 ‘승자의 저주’ 덫에 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6600억원이라는 인수 금액도 문제였고 이후 건설경기가 죽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자금을 투입한 것이 결국 그룹의 근간을 흔들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웅진홀딩스의 한 관계자는 “극동건설 부도로 인한 연쇄 도산을 막고 채권자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법정관리를 결정했다”며 “우량 자산을 매각하고 철저한 비용 절감을 통해 회생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웅진그룹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팔던 세일즈맨 윤석금(사진) 회장이 1980년 자본금 7000만원과 직원 7명으로 세운 웅진출판(현 웅진씽크빅)이 모태가 됐다. 윤 회장은 1988년 웅진식품, 1989년 웅진코웨이를 잇달아 세웠다. 2007년 극동건설을 인수한 데 이어 2008년 새한(현 웅진케미컬)을 인수하면서 태양광 사업에까지 발을 뻗었고 2010년에는 서울저축은행까지 사들이며 덩치를 키웠다. 윤 회장은 32년 만에 지난해 기준 총자산 규모 8조8000억원, 매출액 6조1500억원에 직원수는 4만5000명, 14개 계열사를 거느리며 그룹을 재계 서열 32위로 키워냈다.

신진호 기자 ship6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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