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 동탄2신도시 동시분양 일정도 '삐끗' '중동 붐'의 주역이던 65년 역사의 극동건설이 끝내 무너졌다.
극동건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은 1998년에 이어 두번째다.
시공 순위 38위의 중견 건설사인 극동건설은 1947년 '대영건설사'로 출발해 1953년 '극동건설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하고 경부고속도로, 방화대교, 대구 월드컵경기장 등 굵직한 국내 토목 공사에서 실적을 쌓았다.
1979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외교단지 공사를 시작으로 현대건설·삼환기업 등과 함께 '중동 붐'을 이끌었으며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수주가 이어졌다.
1998년 법정관리에 돌입했지만 5년만인 2003년 졸업했고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인수됐다.
2007년 8월 ㈜웅진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해 웅진그룹에 편입됐다. 이후 웅진코웨이, 웅진폴리실리콘 등 계열사들과 협력해 태양광 신재생에너지와 수처리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웅진 스타클래스' 브랜드로 아파트 분양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1년 이상 이어진 자금난은 결국 극동건설을 2번째 법정관리로 몰아갔다.
지난해 위기설이 불거진 뒤 웅진그룹의 지원으로 간신히 버텨왔지만 부동산경기 침체 여파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차질을 빚는 등 현재(6월 기준) PF 대출 잔액이 5천825억1천400만원까지 불어났다.
늘어나는 미분양 물량도 부담으로 작용했고, 올해 수주 실적은 작년의 '반토막' 수준에 그쳤다.
건설업계 전반에 확산된 위기도 극동건설의 몰락을 부채질했다.
올해 들어서만 풍림산업, 우림건설, 벽산건설, 삼환기업, 남광토건 등이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날 극동건설까지 더해져 100대 건설사 중 법정관리는 10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업체는 11개로 늘었다.
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택경기가 장기간 침체에 접어들자 LIG건설, 남광토건, C&우방, 진흥기업에서 극동건설에 이르기까지 그룹 공사 물량을 기본적으로 확보하고 추가 지원까지 받는 그룹 계열 건설사도 예외없이 무너졌다.
한편 갑작스러운 법정관리에도 일반 분양자의 피해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10월 말 한화건설과 함께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분양 일정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건설과 극동건설은 당초 동탄2신도시 A21블록에서 1천817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총 사업비는 6천억원 상당이고 두 업체가 50%씩 지분을 보유해 극동건설이 약 3천억원을 부담해야 했다.
한화건설 주택사업본부 관계자들은 극동건설 법정관리 소식에 긴급회의를 열고 시나리오별 대응전략을 찾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이다.
한화건설의 한 관계자는 "법정관리 전부터 극동건설이 지분을 넘기려 했는데 상황이 더 악화됐다"면서 "다른 파트너를 찾거나 지분을 인수하는 등 다각도로 해결책을 궁리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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