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경찰청은 20일 “최갑복이 세로 15㎝, 가로 45㎝ 크기의 유치장 배식구를 3차례 시도 끝에 빠져나왔고 세로 13.5㎝, 가로 79㎝ 크기의 창문 살을 또다시 넘어 도주하는 데 4분 전후 소요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경찰이 탈주소요시간을 3∼4분이라고 발표했다가 다시 34초라고 수정 발표한 뒤 또다시 번복한 것이어서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또 그가 유치장 창살을 빠져나가기 위해 온몸에 비누 또는 샴푸를 발랐다고 했다가 갑자기 후시딘 연고를 발랐다고 말을 바꿨다. 배식구를 빠져나온 그가 창문까지 10여m를 거미처럼 기어갔다던 당초 발표 내용은 돌연 ‘오리걸음’으로 바뀌었다.

이밖에 경찰은 탈주범이 17일 오전 5시 유치장을 벗어난 뒤 2시간이 지난 오전 7시35분쯤에야 도주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으나 CCTV 확인 결과 오전 6시10분쯤 동부경찰서 상황실 부실장 한모(54) 경위가 유치장 감독 순시를 했으나 세밀히 살피지 않아 도주사실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탈주한 직후에는 “단순 강도 전과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가 뒤늦게 “최근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수년간 복역했다”고 수정했다. 그의 탈주 장면이 녹화된 CCTV 영상 공개도 논란이다.
경찰은 유치장 내 1층 6개실, 2층 3개실에 각각 설치돼 있는 CCTV 및 유치장 감시용 회전식 1대, 고정식 2대의 CCTV 영상 공개는 거부하고, 탈주 직후 인근 학교 CCTV에 포착된 장면만 공개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해당 영상이 공개될 경우 해외 토픽으로 다뤄질 것이 우려돼 공개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탈주범의 행방은 4일째 묘연하다. 경찰은 20일 그가 훔친 승용차를 버리고 도주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북 청도 남산과 화악산을 중심으로 수색을 강화했지만 흔적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그가 인근 한재천을 건너 경남 밀양 방면으로 달아났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전국적인 일제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있다.
대구=문종규 기자 mjk20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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