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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분쟁 '지뢰' 연쇄 폭발…동아시아 신냉전시대

입력 : 2012-08-16 22:55:43 수정 : 2012-08-16 22:5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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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마찰, 경제·문화 전방위 불똥 동아시아 전체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영토갈등’으로 요동치고 있다.

극동의 쿠릴열도에서 동해 독도와 동중국해 센카쿠, 그리고 남중국해 남사군도까지 곳곳의 ‘지뢰’(영토갈등)가 연쇄 폭발한 때문이다. 2차 대전 종전 처리 과정에서 ‘공산주의 팽창 저지’라는 기치 아래 서둘러 봉합했던 영토 획정 갈등이 한꺼번에 곪아 터진 것으로, 이 대목에선 미국의 책임론도 거론된다.

특히 민족주의가 고착화된 한·중·일 3국 간 골은 유독 깊다. 정부 차원의 신경전을 넘어 민간 경제와 문화, 인적 교류 전반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동북아 ‘신냉전시대’가 우려된다.

◆한·일 민간교류에 ‘불똥’ 튀나

지난 14일 이명박 대통령의 일왕 사과요구 발언이 알려지면서 일본 국민의 반한 감정은 치솟고 있다. 이런 기류 변화에 일본 기업들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1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쓰이스미토모카드’는 오는 22일 서울에서 신상품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연기했다. 이 회사는 내달 한국의 하나SK카드와 제휴해 일본인 여행자를 대상으로 하는 선불카드를 발행키로 했다가 양국 갈등이 커지자 보류했다.

한류 산업도 역풍을 맞고 있다. 일본의 위성TV인 BS닛폰과 BS재팬은 배우 송일국이 출연한 드라마 ‘신이라 불린 사나이’의 방영을 연기했다. 드라마는 당초 21일 첫 방송이 나갈 예정이었지만 송일국의 독도 수영횡단 행사 참가 사실이 알려지면서 편성표에서 빠졌다. 한류 관계자들은 올가을 일본에서 콘서트를 계획했던 K-팝 스타들의 타격도 작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에 진출한 한국 쇼핑·관광업계도 속을 태우고 있다. 도쿄 신주쿠의 코리아타운이나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 등은 “한·일 외교 갈등이 장기화하면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입을 모은다.

일본 기업들 마음도 편치 않다. 한국에 진출한 일본 자동차 업체와 일본산 맥주, 화장품, 의류 업체들은 한국 내 반일 감정이 자신들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번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일, 2010년의 악몽 재연되나

홍콩 시위대가 센카쿠에 상륙했다가 일본 당국에 체포된 사건과 관련, 일본 경제계는 ‘2010년 9월의 악몽’을 떠올리며 사태 전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시 중국어선 선장이 불법조업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되자 중국 전역에서 반일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시위대는 일본계 ‘이토 요카도’ 같은 쇼핑센터와 각종 일본 브랜드 가게에 난입해 물건을 부수는 등 과격 행동을 보였다.

이미 쓰촨성 청두(成都)시의 누리꾼들은 오는 19일 오전 10시 시내 중심에 있는 훙싱루(紅星路) 광장에 모여 대규모 반일 집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해 큰 호응을 얻는 등 조짐이 심상치 않다.

일본 경제계는 중국 산업계의 보복 조치 가능성에도 촉각을 세우는 눈치다. 2010년 충돌 당시 중국 희토류업체들이 일본 전자업체들에게 공급하는 희토류량을 크게 삭감하는 바람에 일본 측이 큰 곤욕을 치른 바 있다.

경제통상분야 한 외교관은 “지난해 한·일 간 무역액이 1000억달러를 넘었고, 중·일도 약 3450억달러의 무역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만큼 경제 보복은 서로에게 불행만 초래할 뿐”이라면서 “영토갈등이 타 분야로 번지지 않도록 3국이 냉정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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