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올림픽 출전이었던 베이징올림픽은 김재범에게 여러모로 아쉬운 기억으로 남아있는 대회. 남자 81㎏급 결승에 나선 김재범은 독일의 올레 비쇼프에게 유효를 뺏겨 판정패하면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상대 공격을 봉쇄하는 체력전이 장기인 김재범이었지만 과도한 연습으로 간이 상한 상태에서 결승까지 두번이나 연장전을 치른 휴유증은 컸다.
아쉬움을 극복하기 위해 김재범은 올림픽이후 연습에 매진해 더욱 강해졌다. 힘쓰는 기술을 주로 사용하던 스타일에서 벗어나 다리기술과 업어치기 등 기술을 다양화한 것. 이 노력에 힘입어 김재범은 2010 도쿄세계선수권대회,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1 파리세계선수권 대회를 연이어 재패하며 세계 랭킹1위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꿈에 그리던 올림픽 금메달까지 획득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부모의 권유로 처음 도복을 입은 김재범은 2004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에 유일한 금메달을 선사하는 등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 같은 해 11월에는 제42회 대통령배대회 73㎏급에서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원희를 꺾고 우승하면서 차세대 주자로 인정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의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같은 73kg 체급의 이원희, 왕기춘 등 강자들에게 막혀 2007년까지 번번히 3인자에 머물렀던 것. 결국 김재범은 체급을 81kg으로 상향하는 극약처방을 택했고 이 선택은 훌륭하게 들어맞아 2008년 은메달에 이어 이번 금메달로까지 이어졌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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