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의 먹거리
여수박람회가 지정한 음식업소 중 바다내음 물씬 풍기는 경남 남해군의 맛을 찾아 떠나는 여행도 포기할 수 없는 유혹이다. 원시어업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는 남해는 멸치, 꽁치, 전어, 새우 등 싱싱한 수산물이 차고 넘친다. 죽방렴으로 유명한 지족해협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멸치와 멸치회, 천연양념만을 사용한 맛깔 나는 멸치쌈밥, 입안에서 살살 녹는 신선한 생선회, 남해 특산물인 마늘과 어우러진 복요리 등 먹거리가 풍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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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에 V자 발을 쳐서 고기를 잡는 원시어장인 지족해협의 죽방렴. |
죽방렴은 말목과 대나무를 주재료로 발처럼 엮어 고기를 잡는다는 의미에서 비롯된 것으로, 대나무살(어사리)이라고도 부른다. 길이 10m 정도의 참나무 말목 300여개를 개펄에 박고 주렴처럼 엮어 만든 그물을 조류 방향과 거꾸로 해서 V자로 벌려 두는 원시어장이다. 지족해협에서는 길이 100m, 폭 2m의 도보교와 관람대가 있어 죽방렴의 구조와 멸치를 떠올려 바로 쪄서 말리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멸치요리
갓 잡은 멸치를 다듬어 육수에 넣고 손질한 우거지를 더한다. 조미료를 쓰지 않고 천연 양념을 넣어 자박하게 지져내면 멸치쌈밥이 완성된다. 친환경 상추와 보기만 해도 입맛 당기는 마늘장아찌 같은 밑반찬도 함께 나온다. 또 다른 별미는 멸치회다. 내장과 살을 분리한 멸치를 반으로 갈라 각종 채소를 넣고 막걸리를 발효시켜 만든 막걸리식초로 만든 초장에 무쳐 낸다. 여수박람회 지정업소:우리식당(055-867-0074), 지산졸복(867-7754), 대청마루(867-9292)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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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 특미 멸치요리. 내장을 발라낸 멸치회가 일품이다. |
◆전통횟집
삼동면 삼동초등학교에서 독일마을로 넘어가기 전 3번 국도변에 자리한 전통횟집은 갖가지 회정식을 메뉴로 내놓는다. 그 중에서도 계절별 제철회정식과 멸치회정식, 갈치회정식이 주메뉴다. 이 밖에 생선구이나 낙지볶음, 생선매운탕 같은 요리도 준비되어 있는데 이 집의 별미는 우럭구이로 고급 일식집에서나 맛볼 만한 별미를 자랑한다.
◆햇살복집
남해에 가면 특산물인 마늘과 어우러진 복요리를 맛볼 수 있다. 마늘을 이용한 복요리를 개발한 햇살복집은 “복요리의 맛을 높이면서 건강도 생각할 수 있는 요리를 고민하다 마늘을 이용한 복요리를 개발하게 됐다”고 한다. 엄지손가락만 한 크기의 졸복이 10여마리 들어간 졸복탕은 시원한 국물 맛이 그만이다. 탕에 들어있는 콩나물을 건져내 김과 참기름을 넣고 쓱쓱 비벼 내면 그 맛 또한 일품이다. 졸복탕 외에도 마늘을 크게 잘라서 복과 같이 튀겨내는 마늘복튀김, 매콤하면서도 싱싱한 해산물과 미나리 향이 어우러져 자꾸만 손이 가게 하는 마늘해물복찜, 금가루를 살짝 뿌려 내온 싱싱한 졸복회, 새콤달콤 입맛을 돋우는 마늘복껍질초회 등 다양한 복요리를 맛볼 수 있다. 여수박람회 지정업소:햇살복집(055-867-1320), 지산졸복(867-7754) 등.
남해=글·사진 조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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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기/주말1/남해안 청정지역 남해를 가다
바닷속에 V자 발을 쳐서 고기를 잡는 원시어장인 지족해협의 죽방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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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과 맞닿은 쪽빛 남해바다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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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칫날을 앞두고 잔칫집 주인보다 더욱 신나는 이웃 사람들이 있다. 왤까. 이야기를 들어 보니 그럴싸하다. 바로 경상남도 남해 사람들이다. 바로 이웃인 전라남도 여수에서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93일간 열리는 ‘2012여수세계박람회’ 때문이다. ‘구경은 여수에서, 관광과 휴양은 남해에서’라는 구호를 내건 남해군(군수 정현태)은 행사기간에 여객선을 띄우고 관광지와 숙소, 음식점 등을 새 단장하는 등 손님맞이에 여념이 없다. 여수박람회 특수로 한창 들떠 있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보물섬 남해로 안내한다.남해 금산 정상 기슭 영봉에 자리한 보리암에서 내려다본 남해바다.남해는 부산과 목포의 중간이자 경남 하동과 사천에서 다리로 연결되는 섬으로 제주도, 거제도, 진도, 강화도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크다. 천혜의 자연이 살아 숨 쉬는 해안생태계의 보고이자 민족의 역사 혼이 서려 있는 한려해상국립공원 6개 지구(거제, 통영, 사천, 하동, 남해, 여수 오동도)의 일환이다. 해양과 도서, 육지가 빚어내는 아기자기한 지형 경관이 뛰어나 매년 수십만의 탐방객이 찾고 있다.“남해 물건리에서 미조항으로 가는/ 삼십 리 물미해안, 허리에 낭창낭창/ 감기는 바람을 밀어내며/ 길은 잘 익은 햇살 따라 부드럽게 휘어지고/ 섬들은 수평선 끝을 잡아/ 그대 처음 만난 날처럼 팽팽하게 당기는데….” 남해가 고향인 고두현 시인의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의 일부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펼쳐지는 그림 같은 풍경과 크고 작은 섬들을 품고 고요하게 반짝거리는 푸른 남해바다는 뭍에서 나고 자란 사람에겐 환상 그 자체다. 남해의 사방을 품고 있는 쪽빛바다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여행길에 오르면 다도해의 절경과 바닷바람을 통해 전해오는 소금기, 남해 사람들의 시원시원한 인정까지 한꺼번에 담아갈 수 있다.소금강 또는 남해금강이라 불리는 삼남 제일의 명산인 금산(명승 제39호, 해발 705m)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유일한 산악공원으로 온통 기암괴석들로 뒤덮인 38경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또한 남해군 12경 중 으뜸으로 불타오르는 여명이 바다에서 솟구쳐 오르는 금산의 일출은 그 장엄함이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환희를 안겨준다. 고려 말 이성계가 전국의 명산을 찾아다니며 기도를 하여도 효험이 없자 이곳을 찾아 백일 기도를 한 후 조선을 건국하게 되어 보은한다는 의미에서 비단 금(錦)자를 써서 금산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신라 신문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금산 영봉의 보리암은 동해의 낙산사 홍련암, 서해의 강화도 보문사와 함께 전국의 3대 기도 도량 중 한 곳이다.남해군 삼동면 일대에 자리한 독일마을과 원예예술촌은 마을 어디에서나 남해바다를 마주할 수 있다. 독일마을은 남해군에서 대부분 광부나 간호사 출신인 독일교포들에게 택지를 분양하면서 시작됐다. 독일교포들이 전통적인 독일 양식 주택을 건립해 현재 40여 채의 주택이 옹기종기 마을을 이루고 있다. 독일교포들의 주거지와 휴양지로 이용되고 남해를 찾는 여행객들에게 민박을 제공하기도 한다. 모국에서 노후를 보내려는 재미교포 20여명의 정착마을인 미국마을도 인근에 있다.독일교포들이 조성한 독일마을. 독일풍 주택 40여 채가 옹기종기 들어서 있다.아름다운 해안선이 호수처럼 내려다보이는 삼동면 봉화산 자락에 위치한 원예예술촌(16만5000㎡)은 독일마을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20명의 원예인(한국손바닥정원 연구회원)들이 집과 정원을 개인별 작품으로 가꿔가면서 살아가고 있어 남해바다와 어우러져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프랑스·네덜란드·뉴질랜드 등 나라별 이미지와 테마를 살린 21개의 개인 정원과 주택, 9개소의 공공 정원, 산책로, 전망 데크, 팔각정, 온실, 전시장, 야외공연장, 영상실, 체험실, 세미나실, 식당, 기념품점 등을 갖추고 있다. 봄부터 만물이 무르익는 가을까지 온갖 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탤런트 맹호림과 김원숙씨도 이곳에서 둥지를 틀었다. 남해에서 엑스포가 열리는 여수까지는 약 80㎞로 자동차로 대략 2시간 가까이 걸리지만 뱃길은 7㎞ 거리로 20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다. 교통 지옥이 예상되는 지상도로와는 비교가 안 된다. 배는 서면 서상항에서 카페리가 뜬다. 서상항은 자그마한 항구지만 주변에 4∼5곳의 호텔과 모텔이 있어 하룻밤 묵어 가기에 더없이 좋다. 무엇보다 승용차를 이용하는 여행객은 차를 배에 싣고 유람하듯 한려수도의 풍광을 감상하며 여수까지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선상에서 바라다보이는 여수박람회장의 전경은 바다 위에 신기루가 떠 있는 듯한 착각까지 들 정도로 또 하나의 절경을 선사해준다. 여수의 명소 오동도와 돌산대교, 그리고 엑스포항 입구의 빨간 등대를 바다에서 볼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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