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대표는 회견에 앞서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헌화ㆍ분향하고 방명록에 "위대한 국민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만들겠다"고 적었다.
정 전 대표는 앞으로 정치ㆍ종교 원로들을 방문하는 한편 금주부터 버스 편으로 광주, 전남 목포, 여수, 경남 마산, 부산 등지를 찾는 `민심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다음은 정 전 대표와의 일문문답.
--지난 4년간 이명박 정부의 공과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국정의 중심은 역시 정치인데 이 대통령께서 정치를 너무 멀리 하거나, 가볍게 생각하거나, 본인이 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맡긴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이 170석 갖고 있으면서 한 일이 없지 않으냐는 지적은 타당하고 반성해야 한다. 그러나 상대편 후보가 당선됐다면 세계 경제ㆍ안보위기에서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배가 어디 쯤 떠내려가고 있을 지 생각해보면 그래도 이명박 정부, 새누리당이 기여한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북문제에서 정 전 대표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국내 정치에서만 성장한 지도자는 현 시대에 과연 맞는 것인 지 생각하게 된다. 저는 오랜 동안 학교에서도 공부하고 실제로 일을 했다. 소중한 경험이 필요할 때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대선후보 경선에 완전국민경선제 도입 주장을 했다. 박 위원장은 반대인데.
▲우리 스스로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거부하면서 국민 지지를 받겠다는 생각은 이해되지 않는다. 세상이 빨리 변하고 상대편이 변화에 적응하는데 우리는 지난 규칙대로 하겠다는 것은 이해가 안간다.
박 위원장도 10년전 "민주당에서는 국민참여경선을 하는데 한나라당은 왜 안하냐"며 탈당한 분 아닌가. 지금 와서 안하겠다는 것은 잘 이해가 안된다. 박 위원장도 이 문제에 관해 숙고할 것으로 기대한다.
-- 완전국민경선이 안 받아들여지면 탈당 등을 검토하고 있는가.
▲탈당은 하지 않을 것이다.
--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파벌정치 타파가 무엇을 의미하나.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화합이 됐는가. 친박이 친이를 힘으로 많이 누르고 내보내는 형편인 것 같다.
저는 한나라당 대표로서 친이-친박 갈등구조를 해소하지 못한 데 큰 책임을 느낀다. 박 위원장도 당대표 시절 파벌정치하면 안된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요즘은 왜 그런 말을 안하는 지, 지금은 파벌정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지 궁금하다.
-- "대기업이 걸맞은 책임도 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는데 무슨 뜻인가.
▲대기업은 혜택을 많이 받은만큼 거기에 맞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 대기업의 창업자들은 다 벤처기업가인데 2~3세로 내려오며 벤처정신이 퇴색했다.
대기업이 유지되려면 창업정신이 살아있어야 한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우리 사회의 빠른 변화에 잘 적응 안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계도하는 성격으로서의 법적 조치도 필요하다고 본다.
-- 다른 잠룡인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과 같이 움직일 생각이 있는가.
▲제가 당의 후보가 된다면 대한민국의 기본적 가치에 동의하는 모든 분들과 협력할 것이다. 당 내는 물론 지역, 계층, 세대를 포함해 당 바깥에 있는 분과도 협력하겠다. 이름을 붙인다면 `국민연대'라고 붙여주면 감사하겠다.
--박근혜 위원장과 차별화되는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저는 박 위원장보다는 바깥 세상에 관련된 일을 많이 했고 산업현장에서도 일했다. 저도 말씀드린 것을 제가 잘 지켜야한다고 생각한다. 박 위원장은 본인의 말씀과 행동이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아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국회선진화법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수정안은 어떻게 생각하나.
▲`식물국회'로 만드는 법인데 가볍게 생각해서 현재까지 왔다. 18대 국회가 19대 국회 운영규칙을 만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 `3분의 2, 5분의 3 이상 동의' 같은 조항을 넣으면 헌법을 위반하는 법을 만드는 셈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2002년 대선때 후보단일화 파기에 대해 당내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
▲2002년과 제가 입당했던 2007년의 당, 그리고 지금의 당은 이름도 다르고 실제로 많이 다른 당이라고 본다.
-- 어떤 인물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박 위원장은 딜레마에 봉착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당의 리더십을 확고히 장악했고 `1인 지배체제'를 확실히 했다. 당은 지금 생명력이나 자생력이 전혀 없고 당내 민주주의는 실종됐다. 10년전 당으로 돌아갔다는 지적을 받는다.
전대가 2주일 밖에 안남았는데 등록하는 분들이 없다. 이것이 정당의 모습인가. 상당히 걱정된다.
-- 포퓰리즘에 대한 경계발언을 했다. 여야의 대표적 포퓰리즘 정책이 있다면.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큰 원칙은 맞지만 분별력 있게 복지정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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