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당선자는 11일 밤 승리가 확정되자 “‘부산도 바뀌어야 한다’는 사상구민의 희망이 이런 결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깨끗하고 정직하면서도 품격이 있는 정치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선거운동을 하면서 부산의 정치가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부산의 달라진 정치, 이것이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꾸고 연말 대선에서 정권을 교체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비록 상대 후보가 27세의 정치신인이지만 불모지에 가깝던 부산에서의 한 석이 갖는 의미는 값질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의 5차례 방문에도 승기를 잡았다는 점에서 첫 데뷔 무대에서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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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상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11일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유력해지자 지지자들의 환호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
다만 ‘나 홀로 승리’는 뼈아픈 대목이다. ‘낙동강 벨트’로 명명된 문·성·길(문재인, 문성근, 김정길) 3인 중 혼자 당선된 것은 향후 대선 정국에서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를 보였다는 지적도 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문재인이면 영남 지지율을 확보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PK(부산·경남)지역에서 ‘문풍(문재인 바람)’이 예상과 달리 미풍에 그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야권의 대안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향후 두 사람 간 대선후보 지지율 경쟁이 주목되는 이유다.
당내에서 넘어서야 할 산도 만만찮다. 총선 패배로 지난 1·15 전당대회에서 주류로 등장한 친노(친노무현)그룹의 한명숙 상임선대위원장의 사퇴설이 나오는 상황이다.
비주류의 거센 도전과 맞물린 당내 계파 갈등 속에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상임위로는 법사위가 거론된다. 지난해 ‘검찰을 생각한다’는 책을 통해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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