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낮은 성적표는 뼈아파 “역시 ‘선거의 여왕’이다.”
11일 총선 뚜껑이 열리자 새누리당에서 나온 이구동성이다. 새누리당의 총선 전반을 기획하고 연출하며 진두지휘한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에게 보낸 찬사다. 이날 개표가 진행될수록 새누리당이 과반에 육박하는 원내 다수당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서울 여의도 당사 2층의 종합상황실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당직자들은 개표 막판 ‘단독 과반의석(152석)’ 예상 보도까지 나오자 박수와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다소 비관적인 내용의 방송3사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일찍 자리를 뜬 박 위원장도 예상을 크게 뒤엎는 승리 소식에 안도와 함께 기쁨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훈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완승이 확인되자 기자회견을 통해 “불과 몇달 전만 해도 새누리당이 100석도 못 얻는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그동안 변화와 쇄신을 위한 노력을 뼈를 깎는 맘으로 했다”며 “국민이 주신 결과를 감사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화와 쇄신을 위한 노력은 중단없이 국민들이 오케이하는 그날까지 계속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는 절대적으로 박 위원장의 공이라는 게 당내의 대체적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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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앞줄 가운데)이 당원과 함께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 보도를 지켜보고 있다. 허정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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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미소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보며 자당 후보들의 선전에 밝게 웃고 있다. 허정호 기자 |
다만 총선은 물론 대선의 최대 승부처이기도 한 서울 등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게 뼈아픈 대목이다. 박 위원장의 ‘수도권 한계론’과 2030세대의 거부감이 여전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새누리당 당직자들이 다른 지역보다 수도권지역 개표방송을 맘 졸이며 지켜보고 응원한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다. 다행히 개표 막판 서울 은평을과 양천갑·을, 강서을, 경기 시흥갑, 광주 등 수도권 초접전 지역에서 신승을 거두며 서울과 경기에서 각각 16석과 21석을 얻은 게 위안거리다. 이와 관련, 백왕순 디오피니언 부소장은 “문재인 바람도 위력이 없었던 만큼 연말 대선은 박근혜 대 안철수 싸움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박 위원장으로서는 2030세대와 수도권 표심을 어떻게 공략할지가 대권을 거머쥐기 위한 최대 과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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