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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때문에'… 야권 연대 좌초위기

입력 : 2012-03-21 20:31:39 수정 : 2012-03-22 10: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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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진보 경선 후폭풍 4·11 총선 야권 승리의 관건인 후보 단일화를 통한 연대가 여론을 무시하고 진흙탕 싸움을 부르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양상이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단일화 경선에서 빚어진 각종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면 연대는 상호 불신으로 되레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민주통합당 김희철 의원(오른쪽)이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11총선 서울 관악을 지역구 야권 후보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ARS조사 조작 증거를 제시하며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서울 관악을 후보 단일화 경선 여론조사 조작을 인정하고 재경선 방침을 밝히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통합진보당이 이정희 공동대표 측의 서울 관악을 경선 ‘여론조사 조작’ 파문에 대해 21일 수습이 아닌 강공을 택하면서 이미 연대 효과를 까먹는 분위기다. “단일화 감동은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통합진보당은 총선이 코앞에 닥친 터라 ‘연대’를 무기로 “어쩔테냐”고 으름장을 놓는 모양새다. 이 공동대표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후보직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타 지역 당원이 여론조사에 응답해 통합진보당 후보 쪽으로 결과가 뒤집어졌다는 의혹을 받는 안산단원갑의 사례를 들어 “(이런 응답을) 민주당 백혜련 후보 쪽에도 찾아보면 나오지 않을 거란 보장은 없다”며 ‘물귀신 작전’도 폈다. 거당적으로 민주당을 공격하며 맞불도 놓았다. 천호선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마치 무슨 좋은 기회를 만난 것처럼 근거없이 의혹을 제기하고 모함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제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단일화 경선에서 불법선거운동 의혹을 받고 있는 심상정 공동대표 선대본은 “민주당 관계자가 경선 전 당원에게 ‘탈당해 새누리당 압승을 돕겠다’는 반야권연대적 문자를 보냈다”고 폭로전을 벌였다.

‘수도권 빅4 후보’로 불리는 이·심 공동대표, 노회찬·천호선 대변인은 ‘당의 자존심’으로 표현되는 상징적 인물이다. 특히 이 공동대표는 당내 최대 계파인 옛 민주노동당 지분을 대표한다. 이번 파문에 대해 당이 대책회의를 열고 강공책을 내놓은 배경이다.

통합진보당은 관악을에서 돌았다는 민주당측 괴문자도 공개했다. 

‘관악구 주민’이라는 이가 인터넷에 공개한 이 문자는 “예배시간 전후 집 전화 여론조사 끊지 마시고 응답 부탁드리겠습니다. 40세 이상 질문 끝나고, 19세∼39세 응답해 주세요. 김희철 후보 지지해주세요.…이행자(민주당 서울시의원) 드림’이라고 적혀 있다. 이 의원은 “교회 20, 30대 모임 회원에게만 보낸 합법적 경선 독려 문자”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버틸수록 통합진보당의 도덕성은 공격을 당하며 상처를 입었다. 

심 공동대표에게 패한 민주당 고양덕양갑의 박준 후보는 불법유급선거운동원의 추가 녹취록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지금 심상정씨 사무실에서 당장 들어오라고 난리가 났어. 왜들 그래 진짜. 내가 뭔 잘못을 했다고”라는 등 전날 녹취록이 폭로된 데 대해 항의하는 통화 내용이 담겼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통합진보당의 ‘부도덕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하지만 이대표를 뺀 빅3는 22일의 선관위 후보등록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태산 같은 결정을 기다린다”(박용진 대변인)는 입장 발표 외에 언급을 삼갔다. “지도부는 명명백백한 사실만 논의하기로 했다”며 의혹 확산을 경계했다. 단일화 성과를 잃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 은평을의 고연호 후보가 “야권연대 시작부터 4+1안(관악을, 은평을, 노원병, 고양덕양갑의 수도권 4곳+호남 1곳 양보안)을 정하고 간 것 아니었느냐”며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을 표출한 것도 지도부의 이런 수세적 태도에서 비롯됐다. 

이찬복 TNS 정치사회조사본부장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반새누리당 정서를 지닌 부동층을 흡수해온 단일화의 효과가 이번 파문으로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예진 기자 20120321022354 010/재송/기/통진당 진흙탕(양줄임. 대동소이) 민주통합당 김희철 의원(오른쪽)이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11총선 서울 관악을 지역구 야권 후보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ARS조사 조작 증거를 제시하며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이제원 기자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서울 관악을 후보 단일화 경선 여론조사 조작을 인정하고 재경선 방침을 밝히고 있다.세계일보 자료사진 //img.segye.com/content/image/2012/03/21/20120321022354_0.jpg 1 3 09 6 저작자 표시 + 변경금지 N 20120321022718 자기 잘못에는 눈감은 통합진보 20120321180454 20120322001505 20120321202138 4·11총선 야권연대 협상 및 단일화 경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순풍을 타던 통합진보당이 악재연발이다. 부적격 공천 논란이 잇따르고 비례대표, 청년비례대표 선출 과정에서도 잡음이 심하다.당 중앙선관위는 21일 비례대표 오옥만 후보가 제기한 비례 선출 선거 관련 의혹에 대해 “이의사유의 근거와 소명이 부족하고 총선 후 진상조사위를 구성키로 한 것을 감안해 이의를 기각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오 후보 측은 공개질의서를 통해 대구, 용인, 화성 등의 투표용지 분실 등 다양한 의혹 사례를 열거하며 “김승교 선관위원장이 적시한 사항인데, 이것이 단순한 실수와 일부지역 부정행위인가”라고 재차 이의를 제기했다.인터넷을 통해 진행된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선거도 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온라인 투표 결과를 저장한 컴퓨터 서버의 ‘로그파일’과 ‘소스코드’가 일부 변경됐다는 것이다. 당은 조작이 아니라 후보사진의 인터넷 게재과정에서 순서를 바꾸다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당 바깥에서는 후보 부적격 논란이 거세다. 특히 야권 단일화 후보로 확정된 윤원석(경기 성남 중원) 전 민중의소리 대표의 성추행 전력이 도마에 올랐다. 윤 후보가 2007년 초 음주상태에서 이 매체 계열사 여기자를 강제로 껴안는 등 성추행을 저질러 대표직에서 물러났다는 것이다. 앞서 비례후보 4번인 정진후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성폭행 사건 은폐 의혹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통합진보당 측의 경선 여론조사 조작 의혹에 이 같은 도덕성 시비, 당내 부정선거 문제가 겹쳐 진보정당 전체 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해 4·27 지방선거만 해도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경남 김해을 야권 단일후보로 고집한 이봉수 후보가 낙선해 큰 정치적 타격이 뒤따른 바 있다. 통합진보당쪽 악재가 이번 총선에서 또 악영향을 끼친다면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진보신당 박은지 대변인은 “성추행 가해자를 떡하니 공천한 것은 통합진보당의 허술한 후보 검증 시스템과 여성주의에 무딘 감수성을 알 수 있게 한다”고 꼬집었다.박성준 기자 20120321022717 "보이지 않는 손이 민주 공천 좌우" 20120321180454 20120322014954 20120321201929 민주통합당이 4·11총선 공천 후유증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공천이 아닌 사천이 됐다”는 자조 섞인 성토가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21일 박영선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보이지 않는 손’이 공천에 영향을 미친 데 대한 지도부의 책임을 스스로 지겠다는 것이다. 공천 문제는 총선 후 지도부 책임론으로 비등할 가능성이 커졌다.박 최고위원은 이날 방송출연과 기자회견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한명숙 대표가 흔들리는 것을 보필하지 못해 가슴이 아팠다”며 최고위원직과 함께 ‘MB(이명박)정권 불법 비자금 및 비리진상조사특위’ 위원장직 사퇴를 밝혔다. 만류하는 한 대표 손도 뿌리쳤다. 그의 용퇴로 당 지도부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전당대회에서 3위로 선출된 박 최고위원의 사퇴는 그동안 특정계파에 치우진 공천 문제를 사실상 인정한 셈이기 때문이다.박 최고위원은 이날 ‘보이지 않는 손’의 실체를 묻는 질문에 “여기서 멈추는 것이 당을 위해서도 좋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스스로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정의로운 대한민국과 당의 화합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나가길 바란다”고 ‘뼈’ 있는 충고를 남겼다. 실체는 부인하지 않은 것이다.당내에서는 이해찬 전 총리와 문재인 상임고문 등 ‘혁신과 통합’(혁통)과 시민사회 세력이 ‘보이지 않은 손’으로 지목된다. 지역구 공천에서 친노(친노무현) 직계만 50명이 넘어섰고 계파 안배가 이뤄지다 보니 ‘공천 혁명’과 거리가 먼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문 고문측이 “반새누리당 연대를 하자”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남성 비례대표로는 가장 앞 순위인 2번을 제안했다는 얘기가 나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문 고문의 ‘공천 입김’을 짐작할 수 있어서다. 안 원장은 “부담스럽다”고 고사했다는 후문이다.검찰 개혁을 위해 영입한 유재만 변호사와 경제민주화특위 위원장인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교수가 비례대표 공천에서 배제된 것도 박 최고위원의 사퇴를 부추겼다는 관측이다. 한편 이날 서울 노원갑에서 치러진 통합진보당과의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민주당 김용민 후보가 승리했다. 김 후보는 팟 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멤버로, 함께 활동한 정봉주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BBK 사건’과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가 인정돼 구속되자 민주당에 입당해 그의 지역구를 물려받았다.김달중 기자 20120322020364 통합진보 "이정희 사퇴 안해…입장변화 없어" 20120322093435 20120322161754 20120322094420 야권 단일후보 경선에서 여론조사 응답자의 나이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22일 후보에서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통합진보당 핵심 관계자는 "기존의 입장에서 변한 게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이 대표는 문제가 불거진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나이를 속이라는 문자를 발송한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선거캠프 상근자의 과욕으로 일어난 일이다. 재경선을 실시하겠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이 관계자는 이어 "이 대표의 후보자 사퇴에 대해 추가로 논의되거나 결정된 게 없다"며 "이 대표가 공식적으로 기자들 앞에서 입장을 밝힐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이 대표 측은 지난 17∼18일 실시된 서울 관악을 선거구 여론조사 과정에서 지지자들에게 "나이를 속여서 조사에 응하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대량으로 발송해 부정선거 시비에 휩싸였다. 20120321022710 진흙탕 경선 불복·고발… 금가는 야권연대 20120321180254 20120322103752 20120321200205 야권이 4·11총선 승리의 교두보로 삼은 후보 단일화가 통합진보당 측의 경선 여론조사 조작 파문에 휩싸여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당사자인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출마 강행 의지를 밝혀 경선 불복과 상호 비방, 고소·고발 등 확전을 부르는 양상이다.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두고 양측이 책임 공방을 벌이면서 지지층 분열로 야권연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는 자탄이 터져나오고 있다. 서울 관악을 야권 단일화 후보 경선에서 선거운동 캠프의 여론조작 사실이 드러난 이 공동대표는 21일 “책임진다는 것, 고심했다. …사퇴, 가장 편한 길이다. 그러나 상처 입더라도 일어서려 한다. 야권연대 완성되고 승리하도록 헌신해 용서 구하겠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쏟아지는 후보 사퇴 요구에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민주통합당은 이 공동대표의 ‘사퇴 결단’을 압박하면서도 “핵심은 야권연대는 깨져서는 안 된다는 것”(박용진 대변인)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박영선 최고위원이 이날 공천 결과에 책임을 지고 최고위원직 등을 사퇴하면서 “이 대표도 억울한 부분이 있겠지만 큰 정치인이 되려면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사퇴를 촉구하는 등 야권연대 효과를 위해 이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통합진보당 ‘빅4후보’인 이정희·심상정 공동대표, 노회찬·천호선 대변인과의 경선에서 각각 패한 민주당 김희철(관악을), 박준(고양덕양갑), 이동섭(노원병), 고연호(은평을) 후보는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통합진보당 당원으로부터 ‘엄청난 조직적인 비리, 부정이 계속 자행되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4인 사퇴를 촉구했다.이에 통합진보당 이정희·유시민·심상정·조준호 공동대표단은 긴급성명을 통해 “경선 패배자가 경선불복,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들고 나오는 우려스러운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사태 수습을 위한 양당 지도부 회동을 제안했다.당 관계자는 “민주당 불법행위도 확인된 게 많다”며 “인터넷 게시판에는 관악을 김 후보 측이 보낸 불법 문자 화면도 올라온 상태인데 야권연대를 흔들지 않기 위해 우리가 인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민주당은 “회동 검토는 하겠지만 문제를 야기한 측의 ‘태산 같은 책임감’을 전제해야 한다”며 ‘선 사퇴, 후 회동’ 방침을 보였다.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이날 각각 선거관리대책위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선거체제로 전환했다. 중앙선관위는 22, 23일 각 지역 선관위에서 후보자 등록신청을 받는다.박성준·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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