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에 ‘비례’ 제안… 安, 고사 후문

박 최고위원은 이날 방송출연과 기자회견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한명숙 대표가 흔들리는 것을 보필하지 못해 가슴이 아팠다”며 최고위원직과 함께 ‘MB(이명박)정권 불법 비자금 및 비리진상조사특위’ 위원장직 사퇴를 밝혔다. 만류하는 한 대표 손도 뿌리쳤다. 그의 용퇴로 당 지도부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전당대회에서 3위로 선출된 박 최고위원의 사퇴는 그동안 특정계파에 치우진 공천 문제를 사실상 인정한 셈이기 때문이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보이지 않는 손’의 실체를 묻는 질문에 “여기서 멈추는 것이 당을 위해서도 좋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스스로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정의로운 대한민국과 당의 화합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나가길 바란다”고 ‘뼈’ 있는 충고를 남겼다. 실체는 부인하지 않은 것이다.
당내에서는 이해찬 전 총리와 문재인 상임고문 등 ‘혁신과 통합’(혁통)과 시민사회 세력이 ‘보이지 않은 손’으로 지목된다. 지역구 공천에서 친노(친노무현) 직계만 50명이 넘어섰고 계파 안배가 이뤄지다 보니 ‘공천 혁명’과 거리가 먼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문 고문측이 “반새누리당 연대를 하자”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남성 비례대표로는 가장 앞 순위인 2번을 제안했다는 얘기가 나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문 고문의 ‘공천 입김’을 짐작할 수 있어서다. 안 원장은 “부담스럽다”고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검찰 개혁을 위해 영입한 유재만 변호사와 경제민주화특위 위원장인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교수가 비례대표 공천에서 배제된 것도 박 최고위원의 사퇴를 부추겼다는 관측이다.
한편 이날 서울 노원갑에서 치러진 통합진보당과의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민주당 김용민 후보가 승리했다. 김 후보는 팟 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멤버로, 함께 활동한 정봉주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BBK 사건’과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가 인정돼 구속되자 민주당에 입당해 그의 지역구를 물려받았다.
김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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