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한편에선 엇비슷한 공약만 난무하는 ‘도토리 키재기’ 경선이 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한국노총과 ‘정봉주와 미래권력들’ 등이 대거 선거인단에 참여하면서 가뜩이나 뚜렷한 쟁점이 없는 밋밋한 선거가 이들 입맛에 맞추기 위한 구애경쟁으로 변질됐다.
선거 중반엔 한나라당에서 시작된 경선 돈봉투 파문이 민주당 경선으로 옮아 붙었다. 당은 진상조사단을 급파해 영남 지역위원장을 대상으로 특정 후보로부터 돈 봉투를 받았는지 조사까지 했다. 그러나 진상은 미궁에 빠져 금권선거의 불길이 언제 다시 타오를지 모르는 상황이다. 당권 주자 사이에선 “구태정치를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옛 ‘혁신과통합’ 출신의 강경론과 “근거 없는 중상모략일 수 있다”는 옛 민주당 출신의 신중론이 맞서며 통합주체 간 감정의 골을 드러냈다.
새 지도부가 당면한 첫 과제는 총선 승리다. 우선 총선기획단을 발족하고 공천심사위원회를 꾸리는 등 총선 총력 체제로 신속히 전환해야 한다. 당 관계자는 “통상 총선기획단은 연말이나 1월 초에 구성됐지만 야권 통합 탓에 준비가 많이 늦어졌다”며 “총선 준비만 해도 일정이 매우 빠듯하다”고 말했다. 최대 난제는 공천 물갈이를 통한 인적쇄신이다. 총선 승리의 선결 조건인 ‘여야 일대일 구도’를 만들기 위한 통합진보당과의 총선 연대 협상도 험로가 예상된다.
거센 쇄신풍이 불고 있는 한나라당과 정책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다. 7일 민주당이 실시한 여론조사는 새 지도부 역점 분야로 정책 쇄신(44.6%)을 1순위로 꼽았다. 게다가 야권 통합 과정에서 노총과 시민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정강·정책을 대폭 ‘좌클릭’한 상태여서 통합세력 간 정책 노선 투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크다. 임시지도부 체제 하에서도 민주당은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법, 론스타 국정조사 문제 등을 놓고 당론을 번복하는 내홍을 겪은 바 있다.
총선 이후에는 정권 교체를 위한 대선 후보 선출이란 대사가 기다린다. 이번 경선에서도 ‘안풍(안철수 바람)’은 최대 쟁점이었다. 유력 대권후보로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쏠리는 지지율 흐름은 대선 정국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권 교체’라는 최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새 지도부가 ‘안풍’이라는 장외 변수를 ‘당내 후보 배출’이라는 대전제를 해치지 않고 어떻게 민주당 대선 자산으로 소화할지 주목된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징벌적 판다 외교’](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2/16/128/20251216517712.jpg
)
![[데스크의 눈] 내년 3월 통합돌봄 시행에 부쳐](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2/16/128/20251216517704.jpg
)
![[오늘의 시선] ‘똑부형’ 지도자가 경계해야 할 것](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2/16/128/20251216517681.jpg
)
![[김상미의감성엽서] 나의 다크호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2/16/128/20251216517691.jpg
)





![[포토] 한소희-전종서 '여신들의 미모'](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2/17/300/20251217500695.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