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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비리에 막내린 ‘형님정치’… 칼자루는 친박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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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홍정욱 불출마 선언 파장 한나라당 이상득(SD), 홍정욱 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이 11일 미묘하게 맞물리면서 집권여당에 메가톤급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당내 최고령(76) 최다선(6선)인 이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 친형으로서 친이(친이명박)계 관리 등 ‘정치 대리역’을 해온 사실상의 ‘정권 2인자’다. 홍 의원은 쇄신 목소리를 높여온 초선 선두주자다. 둘의 불출마가 단순한 금배지 포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얘기다. 여당발 ‘물갈이 쓰나미’와 이명박 시대의 퇴장을 점치는 관측이 퍼지고 있다.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김범준 기자

◆막 내린 ‘형님 정치’

이 의원은 2008년 이 대통령 취임 후 이재오 의원과 함께 당내 최대 계파인 친이계의 중심축을 담당했다. ‘상왕’, ‘만사형통(萬事兄通)’, ‘영포라인’이란 말을 만들어 낼 만큼 당·정·청에 대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실세 중 실세였다. 여권 인사때마다 이 의원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따라붙었고 연말 예산국회에선 ‘형님예산’ 문제가 시끄러웠다. 여기에 지난해 ‘정치인 사찰’ 파문의 배후로 이 의원이 지목되면서 야권은 물론 여당에서도 총선 불출마, 정계은퇴 압박이 거셌다.

이를 ‘자원외교 전념’, ‘정치 2선 후퇴’ 등으로 응수하며 최근까지 출마 의지를 꺾지 않았던 이 의원의 이날 결정은 갑작스러운 만큼 시사하는 바도 크다. 이 의원은 지난 11일 측근과의 오찬에서 최종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보좌관 등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 연루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만류에도 “당이 너무 어려워 시기를 늦출 수 없다”고 불출마를 선언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을 위한 충청’으로만 받아들이지 않는게 정치권 분위기다. 박근혜 전 대표의 등판 임박 등 급변하는 당내 상황과 자신의 ‘위험한’ 처지, 이 대통령의 국정 부담 등을 감안할때 ‘등떠밀린’ 선택의 성격이 강하다. 이 의원 거취는 이 대통령 의중과 무관치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사전 의견 조율설도 제기된다. 이 의원은 그러나 이날 회견에서 “(대통령과) 상의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불출마 배경이야 어쨌든 ‘형님정치’가 막을 내리면서 여당에 대한 이 대통령의 작용력도 더욱 약해질 수 밖에 없다. 그 빈 공간은 박 전 대표와 친박(친박근혜)계의 지분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 정국 주도권이 ‘미래권력’쪽으로 확실히 넘어간다는 얘기다. 사실상 친이계는 몰락수순을 걷게 될 전망이다. 그간 국정을 주도한 여권 내 상당수 이 의원 인맥은 ‘SD 우산’을 기대할 수 없게 됨으로써 권력 이동에 따른 현 정부 정책·인사 기조의 변화도 예상된다.

◆심상찮은 물갈이 쓰나미

아울러 이 의원의 불출마는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해 당 안팎의 용퇴 압박을 받는 다선·고령 의원이 더 이상 버틸 명분이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또 홍 의원의 불출마는 이들은 물론 소장, 쇄신파에게 거센 동참 압력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물갈이 대상이 계속 버틸 경우 낙심한 다른 쇄신파의 탈당이나 불출마를 자극했다는 비난까지 감내해야 한다. 이런 이유 등으로 벌써 당 내부에서는 박 전 대표의 ‘구당’ 작업 여지를 넓혀 주기 위한 고령 중진의 자발적 용퇴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복귀한 박 전 대표에게 인위적 인적 청산의 굴레를 벗겨주고 쇄신의 탄력을 더해 주자는 맥락이다.

문제는 당사자 반발이다. 중진 불출마론에 대해 친박계 최다선인 홍사덕 의원(대구 서구)은 통화에서 “다음 공천신청을 하겠다”며 “(나의 용퇴설은) 취지나 동기 같은 건 이해하지만 음모성 날조다”고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반면 영남권 초선 의원은 “다음 공천은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도의 물갈이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런 국민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경우 소장·쇄신파의 연쇄 탈당 등으로 당 전체가 붕괴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결국 이런 상황이라면 박 전 대표가 ‘박심(박 전 대표 마음)’마저 제거된 완벽한 ‘시스템’ 공천으로 승부수를 띄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총선을 불과 4개월여 앞둔 상황이라 잡음 없는 신진인사 영입과 인적 쇄신을 위해 당 내외 어느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공천기준과 매뉴얼을 제시한 뒤 이를 국민에게 직접 심판받는 시나리오다.

나기천·박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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