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과 전문가들의 분석 등을 종합하면 김정은은 이미 충성심이 증명된 30∼40대 젊은 지휘관을 군부 내 신진세력으로 키워 군부 권력구도를 개편하고 이를 통해 실질적인 군 지휘권을 행사하고 있다.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 등 핵심 보안기관의 조직과 인사에도 깊숙이 개입해 지휘권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과 나란히 나라를 통치하는 모습을 보여줄 정도로 위상이 격상됐다는 것이다.
김정은이 2인자로 공식 등장한 이후 공개된 그의 행보는 김일성-김정일의 대를 이을 후계자로서 필요한 과정을 차례대로 밟아왔음을 보여준다. 그는 지난해 9월 이후 이달 20일까지 무려 99회에 걸친 공개활동을 하면서 대내외에 후계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라는 군사 분야 제2인자 직책에 걸맞게 군사 부문 공개활동이 26회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후계구도를 둘러싼 ‘잡음’이 새나오지 않는 점을 들어 권력승계는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가 직간접으로 후계자 김정은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노동당 창건 기념식에 참석한 중국 축하사절단이 김정은에게 선물을 준 데 이어 최근 중국이 김정은의 방중을 초청한 점, 러시아와 공동 군사훈련 얘기가 나오는 상황 등은 후계자 김정은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우방국의 지지를 얻은 사례로 꼽는다.
김정은에 대한 우상숭배 작업도 가속화하고 있다. 김정은이 3살 때부터 총을 쐈고 학생 때에는 작전지도를 만들어 군 고위간부들을 놀라게 했다는 등의 내용이 북한 주민을 상대로 한 학습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김정은을 찬양하는 내용의 교과서 발간도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 들어서는 북한이 2009년 4월 김정일 부자의 원산농업대학 방문을 기념해 세운 표지비가 확인됐는데, 김정은에 대한 개인숭배가 김정일에 버금가는 수준임을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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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8∼10일 중국에서 열린 ‘2011년 상해예술박람회 국제당대예술전’에 출품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정은 초상화. 유화로 그려졌으며, 대북소식통이 중국 언론매체에 보도된 것을 찾아 21일 공개했다. 연합뉴스 |
김보은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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