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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수준 보안 뚫려… 주민번호·ID·비번 모두 털렸다

입력 : 2011-07-29 00:17:17 수정 : 2011-07-29 00: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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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용자 정보 대부분 유출
방통위 조사단 진상조사 나서
“내 개인정보도…” 불안감 확산

국내 최대 SNS 사이트 싸이월드와 3대 포털인 네이트의 회원 정보가 대거 유출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유출 대상만 3500만명에 달한다. 닐슨 코리안 클릭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월 1회 이상 인터넷을 이용하는 인구는 3280만명으로 이번 유출 규모는 이를 넘어선다. 사실상 인터넷을 이용하는 국민 대부분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셈이어서 2차 피해가 우려된다.

◆해킹 표적된 유명 포털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에 따르면 26일 오후 싸이월드와 네이트에서 악성코드 접근으로 보이는 이상 징후가 발견됐다. SK컴즈는 이후 분석을 거쳐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최종 확인해 28일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에 알리고 수사를 의뢰했다. 방통위는 “아직 얼마 만큼의 정보가 유출됐는지는 알 수 없으며 조사단을 보내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운영사인 SK컴즈에 따르면 고객정보 중 이름, ID, 이메일, 전화번호, 암호화된 주민등록번호와 비밀번호가 유출됐다. 유출된 개인정보는 최대 3500만건으로 네이트와 싸이월드에 중복으로 가입한 회원 수를 고려할 때 사실상 회원 정보가 통째로 새나갔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개인 정보 유출이 이어지며 해킹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2008년에는 옥션에서 중국발 해킹으로 1081만명의 정보가 해킹됐고, 같은 해 다음과 네이버에서 메일 업그레이드와 테스트 과정 중 실수로 각각 43만명과 2만6000여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지난해에는 소니의 게임 사이트 해킹으로 국내 이용자 20만명의 정보가 새나갔으며, 올해 5월에는 휴대전화 커뮤니티 사이트인 세티즌에서 150만명의 개인정보가 빠져나가기도 했다.

이번 해킹은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유명 포털의 개인정보가 모두 털렸다는 점에서 우려를 더한다. 방통위는 “과거 해킹은 정보를 수집해 영리적인 목적으로 판매한다든지 중소 규모로 수집하는 정도”였다면서 “상대적으로 보안수준이 높다고 생각하는 3대 포털 중 하나에서 해킹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과거와 다르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국민이 포털에 가입하고 있고, 클라우드 서비스 등 포털에 저장하는 정보 용량이 점점 커져 불안감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보이스 피싱 등 2차 피해 우려

이번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은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등 2차 피해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SK컴즈 측은 가장 중요한 비밀번호와 주민번호는 암호화돼 안전하다는 입장이지만 가입자들의 불안감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름과 휴대전화, 이메일만으로도 보이스피싱, 스팸메일, 명의 도용 등에 악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네티즌은 똑같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금융이나 유통 사이트에서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금전적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인터넷상에는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보안시스템 구축은 안 하고 뭐 했나”, “제 개인신상이 더 이상 ‘개인’ 신상이 아니군요”, “이제 대출 신청 문자가 쏟아지겠네요” 등등 네티즌의 불만과 질타가 쏟아져 나왔다.

SK컴즈 주형철 대표는 “이번 일과 관련해 고객들께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재발 방지와 고객피해 최소화를 위해 회사의 모든 역량을 기울이고, 조속한 원인 파악과 고객정보 회수를 위해 수사기관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컴즈는 최근 모바일 메신저 ‘네이트온톡’을 출시하고 모바일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박차를 가하던 시점이어서 이번 해킹으로 인한 피해가 더욱 클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경쟁이 치열한 포털업계에서 회원 이탈을 가속화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유선 메신저 업체 1위라는 위상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방통위는 SK컴즈의 과실이나 개인정보 보호 관련 위법 사항은 없었는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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