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결혼식’ 경제효과 무려 2조

세계 관광객 60만명 유입 전망… 주류·외식업계 등 즐거운 비명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는 영국 왕실의 ‘세기의 결혼식’이 침체에 빠진 영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얼마나 될까.

29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영국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을 앞두고 약 60만명의 관광객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광 업계와 주류·외식 업계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경제효과가 약 11억파운드(약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기념품업계와 외식산업, 주류업계가 직접적인 매출 상승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소매업 조사기관 버딕트는 이번 결혼식은 총 6억2000만파운드(약 1조1000억원)의 소비 경기 부양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다 2012년 런던 올림픽 홍보 등 직간접 효과를 고려했을 때 경제적 효과는 11억파운드에 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로열 웨딩 특수’가 영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을 때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결혼으로 인해 휴일이 길어지면서 영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영국이 결혼식 당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원래 공휴일이었던 다음주 월요일(2일)까지 4일간의 휴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미국 LA타임스는 추가 공휴일로 인해 약 100억달러(약 10조원)의 생산성 감소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향후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전 분기에 0.5%에 불과한 경제 성장률을 나타냈던 상황에 비추어 무시할 수 없는 수치라는 것이다.

금융회사 인베스테크의 애널리스트 필립 쇼는 “결혼식 날을 포함한 3일간의 연휴로 경제활동이 많이 줄어들면서 2분기(4∼6월)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25%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결혼식 자체에 들어가는 상당수 비용도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될 것이라고 LA타임스는 지적했다.

백소용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