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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공포’ 직격탄 맞은 일식집

입력 : 2011-03-21 23:16:30 수정 : 2011-03-21 23: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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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 수입 원활치 않고 손님 발길 줄어들까 걱정
엔高 대비 사재기 고민도
‘재료 구하기도 힘들고 엔화도 비싸지는데, 손님마저 끊기면….’

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고로 인한 식재료 오염 우려와 엔화 강세 현상 등으로 일본음식 전문 식당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미리 재료를 사둔 식당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식재료를 수입하는 대다수 식당들은 사태 장기화로 인해 영업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홍익대 앞에서 일본라면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33)씨는 평소 2주에 한번씩은 직접 일본에 가서 면 반죽을 만들 때 쓰는 간수(소금을 녹인 물)와 양념 등을 구입해왔다. 고객에게 본토 맛을 선보이려는 그의 ‘고집’ 탓이다. 그러나 지진 이후 현지 거래처 사정이 악화되면서 당분간은 미리 사 둔 물량으로만 요리를 해야 할 판국이다. 그는 “몇주 정도는 버티겠지만, 사태가 오래가면 국내 재료로 대신해야 할 것 같다”며 “같은 맛을 낼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벌써부터 메뉴판의 일부 음식을 없앤 곳도 있다. 청담동의 한 초밥집은 일본 거래처에 피해가 생기면서 도미, 잿방어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엔화 강세’ 현상도 고민거리다. 홍대 앞 다른 라면집의 정모(43) 사장은 “(1995년) 고베 지진 때도 두달 정도 엔화 강세가 지속됐다고 들었다”며 “앞으로 더 오를지도 몰라 재료를 미리 사둘까 고민”이라고 말했다.

상인들의 가장 큰 걱정은 방사능 우려로 인한 소비자들의 심리 위축이다. 홍대 인근 한 오코노미야키 식당은 메뉴판에 ‘채소를 제외한 모든 재료는 일본에서 들여옵니다’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국산 재료로 대체할지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이곳 지모(35·여) 사장은 “아직 눈에 띄는 변화는 없지만 TV에서 매일 방사능 뉴스가 나오니 일식이 위험하다는 생각을 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매일 일본에서 수산물을 공수해 오던 롯데호텔은 지난 주말부터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중단했다. 호텔 관계자는 “방사능 위험 없는 오사카에서 공급받던 것들이고 검사도 철저히 해 왔지만, 워낙 소비자 불안이 큰 탓에 대체 메뉴를 상의 중”이라고 밝혔다. 워커힐호텔 측도 “도미나 생태 등 수산물은 국내산으로 대체하거나 메뉴를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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