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 보호해야 할 영사가 교민 아내와 '부적절한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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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하이 주재 한국인 외교관과 불륜 파문에 휩싸인 중국 여성 덩○○씨와 아주 가까이 지낸 것으로 알려진 P 전 영사 |
도덕성과 사명감을 생명으로 해야 할 자리에서 '교민 보호'라는 외교관으로서의 본분을 잊고 '교민의 아내'인 주재국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데다 국내 정·관계 주요 정보와 기밀이 유출되는 상황까지 초래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외교와 공직사회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불륜 파문의 주인공 격인 법무부 소속 H(41) 전 영사는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은 법무행정의 유망주였다.
덩씨에게 비자를 부정 발급한 것으로 확인된 H씨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해 법무부 검찰사무직으로 공직에 발을 들여놨다. 그는 특히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과 당시 강금실 법무장관 비서로 발탁되는 등 화려한 이력을 쌓아 법무부 내에서도 주목받는 인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덩씨에게 "내 사랑에는 변함이 없다"는 자필 각서를 써준 지식경제부 소속 K(42) 전 영사도 명문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 정부 부처에서도 노른자위 보직으로 꼽히는 인사팀장을 지낸 기대주로 알려졌다. 촉망받는 엘리트였던 K씨가 사정이야 어찌됐든 주재국 여성에게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 손가락을 잘라드리겠다"는 내용의 각서까지 써줬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덩씨와 가깝게 지내온 것으로 알려진 K(43) 전 영사는 경찰대 출신으로 대학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공직에 입문해 초고속 승진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경찰에 입문한 뒤 사시 출신이라는 이점을 업고 승승장구해 36세에 총경으로 진급, 당시 전국 최연소 총경이라는 기록까지 세웠다. 그를 아는 사법연수원 동기생들은 "경찰에서 워낙 잘 나가는 친구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 일에 연루됐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K 전 영사는 뛰어난 업무 추진력과 리더십을 인정받아 초고속 승진하며 탄탄대로를 걷다 상하이 총영사관 치안영사로 발탁됐지만, 덩씨를 알게 되면서 의혹을 받게 됐다. K 전 영사는 이번 사건과는 다른 일 때문에 옷을 벗고 국내 유명 로펌에서 일하고 있다.
덩씨와 얼굴을 맞대거나 껴안다시피 한 사진을 여러 장 찍은 것으로 밝혀진 외교통상부 소속 P(48) 전 영사도 명문대를 졸업하고 외교관으로 발령받아 부러워할 만한 경력을 쌓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덩씨의 USB 메모리에 담긴 정부·여당 고위층 연락처의 원(原) 소유자인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는 20여 년 전 대학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영어교재 '거로 Vocabulary Workshop'의 저자로,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 과정을 밟고 미국 변호사 자격까지 취득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2000년 귀국한 김 전 총영사는 한국사이버대학교 법학부 교수를 거쳐 총장에 올랐고, 기업 CEO 등을 거치며 화려한 경력을 쌓은 뒤 정계에 입문했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 한나라당 후보(서울 노원병)로 출마해 고배를 마셨으나,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 서울선거대책위원회 조직본부장으로 활약한 뒤 2008년 6월 상하이 총영사로 부임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이번 파문에 대해 주재국 일선에서 뛰는 영사들이 현지 고위층과의 '채널'을 만드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생한 사건으로 치부하는 경향도 있지만, 교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외교관의 책무를 고려하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비위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훨씬 더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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