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MB·이재오 등 전화번호 빼곡…현정부 요인 도청 가능성 농후

입력 : 2011-03-09 08:32:01 수정 : 2011-03-09 08:32:01

인쇄 메일 url 공유 - +

중국 여성 덩모(33)씨가 상하이 주재 한국 총영사관 소속 공무원들과 맺은 불륜 관계를 바탕으로 빼돌린 것으로 보이는 자료는 국내 유력 정관계 인사 200여명의 휴대전화 번호를 비롯한 연락처와 영사관 비상연락망 사증(비자) 발급 관련 자료 외교통상부 인사 관련 문서 등이다

8일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덩씨가 갖고 있던 사진 파일에는 한나라당 서울지역 당원협의회 위원장 비상연락망 2007년 대통령선거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캠프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선거대책위원회 비상연락망 등 정부여당 인사들 연락처가 빼곡히 기재돼 있다

현 정부 실세와 여당 의원들의 번호를 사진으로 찍은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엑셀 문서 파일은 사안의 심각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덩씨가 우리나라 정부 기밀을 적극 수집해 빼돌렸을 개연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을 단순히 재외공관 공무원과 현지 여성 간의 부적절한 사생활 문제로 치부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만약 외국 정보기관에 정부 요인들 휴대전화 번호가 넘어갔다면 도청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현재 세계 각국 정보기관은 휴대전화 번호만 알면 도청을 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 총영사관 영사들과 내연관계였던 중국 여성 덩모씨에게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MB 선대위 비상연락망
연합뉴스

MB(이명박 대통령을 지칭) 선대위 비상연락망이라는 이름이 붙은 자료에는 이 대통령은 물론 대통령 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현 정부 실세로 불리는 이재오 특임장관과 이방호 지방분권촉진위원장 등의 휴대전화 번호를 비롯한 연락처가 망라돼 있다 한나라당 정두언 장광근 이춘식 현경병 이범래 김동성 홍준표 박진 정태근 권영진 이성현 이혜훈 의원 등의 번호도 적혀 있다

덩씨가 유출한 자료 중에는 붉은색 글씨로 대외보안이라고 찍힌 주상하이 총영사관 비상연락망(2010년 9월)과 2008년 사증 발급 현황 사증 개별접수 대행 여행사 현황 등 비자 발급 관련 자료도 상당수 들어 있다 심지어 우리나라 외교부 고위간부 인사에 관한 문건도 있다

특채 파동과 연평도 혼란에 묻힌 외교부 인사란 제목의 사진 파일을 보면 지난해 유명환 전 외교장관이 딸 특채 파문으로 물러난 뒤 후임 장차관 인사가 연평도 포격 사건 수습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차관 후보로 누가 거론되는지 구체적인 하마평까지 등장한다 이들은 국내에선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중요 자료에 해당한다 외교 전문가들은 위키리크스 사태처럼 우리 외교부와 재외공관이 주고 받은 서신 내용이 유출됐을 가능성도 있다며 국내 정치나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범정부 차원의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민중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김소현 '심쿵'
  • 김소현 '심쿵'
  • 조이 '사랑스러운 볼콕'
  •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미연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