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한 난입사건’ 수사 난항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괴한 난입 사건 수사가 목격자나 핵심 증거물 등을 확보하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0일 괴한들이 침입한 호텔 숙소 손잡이와 내부 등에서 지문과 족적 등을 확보해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군사 보안 사항이 담긴 노트북을 노린 괴한들이 호텔 내부에 지문을 남길 정도로 허술했을지가 의문이다. 특사단이 방문을 잠그지 않아 외부 침입 흔적도 찾지 못했다.
당초 경찰은 괴한들이 노린 노트북을 확보했다. 그러나, 하드디스크 등 내부 자료가 도난당했는지를 확인해볼 틈도 없이 특사단이 출국하면서 다시 가져갔다. 외교적 문제를 우려해 경찰은 특사단으로부터 “노트북 미제출에 따른 이의 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확약서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트북과 숙소 등에 찍힌 지문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사건이 발생한 16일 오전 9시27분과 수사를 의뢰한 오후 11시25분 사이 노트북을 만지거나 숙소에 드나든 사람이 너무 많아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낮다.
사건 당시 숙소에 경비원이나 경호인력도 없어 목격자 확보에 어려움도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경호 인력은 특사단과 움직이면서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 역시 출입 통제 등을 위해 따로 보안팀을 배치하지 않았고, 경찰도 경호인력이 없었다. 통상 외국 정상급 방한 시 대통령실에서 경호를 맡지만, 장관급의 경우는 외교통상부나 해당 국가 공관 등의 요청이 있어야만 경찰이 경호를 나선다. 그러나 통상 특사단은 동선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 경호를 의뢰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복도와 출입로, 예상 도주로 등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 화면도 화질이 불량해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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